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이 된다면 아마 무척 설레고, 흥분될 것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산타클로스가 루돌프를 타고 선물을 가득 싣고
우리 집에 찾아오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나도 그런 상상을 참 많이 했다.
밤을 새워 기다리는 열정을 갖지는 못했지만
작은 종이로 양말 주머니를 만들어 벽에 걸어 두었던 기억이 있다.
여유가 없었던 우리 부모님은 선물이라는 것을 준비해 줄 형편은 아니셨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 작은 종이 주머니 안에는 500원짜리 동전이 하나 들어 있었다.
그때 나는 정말 놀랐고, 정말 기뻤다.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갔나 봐!”
그렇게 소리치며 좋아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지금이야 그것이 엄마가 넣어 주신 거라는 걸 알지만
그 당시에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웬만한 것에 의심하지 않고,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고, 한없이 좋고 한없이 상처받는
어린아이 같은 면을 가진 사람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그 어린아이 같은 성향은 점점 큰 약점이 되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한 상처와 배신감 속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갔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면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으면 좋으니깐, 그리고 나도 걷기 좋으니깐,
그래서 사무실 앞에 내린 눈을 쓸었을 뿐인데,
그런 나를 보며 사람들은 “잘 보이고 싶어서 안달 났네”라고 말했다.
그 말 한마디는 내 행동의 동기를 완전히 뒤틀어 놓았다.
그 이후로 눈이 오면 나는 눈을 쓸지 말지 눈치를 보는 사람이 되었고,
순수했던 마음은 상처를 피하기 위한 조심성으로 바뀌어 갔다.
내 진짜 의도를 “아니야, 난 그런 뜻이 아니야”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나는 그런 무례한 사람들에게 왜 반박을 못하고
내게 오히려
'그런 뜻으로 했을 수도 있겠다.'하지 말자'
라고 생각했다
그게 너무도 속상하다.
내게 미안해서 속상하다는 의미이다.
그런 나쁜 말을 하는 사람에게
당당하게 "나는 그런 의도로 한 게 아니야!"
" 그런식으로 말하지마"
라고 말했어야 했다.
오히려 나를 비난했던 내가 너무 안쓰럽고 미안해졌다.
나의 순수함을 잃어 갔던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연말이 되면,
어린 시절 누구나 기다렸던 성탄절이 되면
나는 더 많이 상상했었다.
설렘을, 사랑을, 따뜻한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이야기하는 영화들도 참 많았고
그런 영화들을 보면서 기뻐하고 슬퍼하고 행복해했었다.
그중 어느 하나도 감동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참 많은 상상력을 가지고 살았는데,
지금의 나는 현실만을 계산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그 점이 몹시도 아쉽다.
2013년에 개봉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나에게 가장 오래 기억되고 남아있는 영화이다.
사진 잡지 *라이프(LIFE)*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월터는 상상 속에서만 모험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상상은 현실이 되고 월터는 상상이 아닌 삶을 직접 살아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은 소심하고, 평범하고, 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고
스스로를 규정하던 나에게 묘한 울림을 주었다.
‘나도 저렇게 대담한 세계로 나가 한 번쯤은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아이슬란드의 풍경은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언젠가 그곳에서
롱보드를 타는 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어떤 동기가 더 강했는지도 몰라도
실제로 잠깐 보드를 타보긴 했었다.
물론 상상만큼 잘 타지는 못했다.
보드 여신처럼 멋지게 타고 싶었지만 외모도, 몸매도 거리가 멀었기에
그런 비주얼을 가져보는 게 소원이었다.
모든 여자들이 그런 꿈을 꾸는 건 당연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그때의 나는 ‘아이슬란드에서 보드를 타보고 싶다’는 상상을 했다.
무리해서 샀던 보드는 결국 팔아버렸고, 매주 여의도로 보드를 타러 다니던 시간들을
지금 생각하면 내가 무슨 정신이었나 싶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방황했고, 길을 찾지 못했고, 늘 외로웠다.
채워지지 않는 슬픔을 놓지 못한 채로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가 좋았고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는 이유는
LIFE 잡지의 마지막 최고의 명작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었고 철학적인 메시지였다.
최고의 사진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월터의 모습이었다.
어쩜 나의 모습도 평범하지만 소소한 이런 일상들과
그리고 이런저런 나의 노력들은
그런 멋진 모습 중에 하나일 수 있는데
내가 모르고 있는 건 아닐지
내가 날 너무 비난하고만 있지는 않은지
어쩜 나도 그런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적어도 실패하더라도
용기를 내고 또 해보고
또 무너지고 그래도 또 살아가고 있는 것들이
그것만으로도
나는 어느 정도 "JIN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고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 오늘의 감정 세 가지
아쉬움
귀찮음
포만감
� 지금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감정
아쉬움
� 왜 이런 기분이 들까?
오랜만에 여유가 있는 휴일 아침이었어. 딱히 계획한 일도 없고, 그냥 쉬고 싶었어.
그런데 오늘은 성탄절이잖아. 그 분위기를 즐겨야 할 것 같고,
뭔가 특별하게 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피곤하기도 해서 여러 감정이 함께 올라오는 것 같아.
�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
특별한 날이긴 하지. 의미 있게 보내면 더없이 좋겠지만
모든 걸 다 하면서 살 수는 없을 거야. 꼭 그렇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이건 해봐야 하는데’, ‘이건 못 하면 안 되는데’
그런 기준들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나를 보고, 나의 상태를 보고, 나의 현재 상황을 보고,
그리고 나는 어떤 것들을 원하는지.
그동안 하고 싶은 것도 해본 날이 있었고,
그냥 또 소소하게 지나간 날도 있었잖아.
꼭 이런 특별한 날에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냥 나에게 특별했다,
그것만으로도 좋지 않을까 싶어.
교회를 나가고, 성당을 가고,
거리를 거닐고, 선물을 사고,
영화를 보고, 사랑을 고백하는
로맨틱한 상상은
그저 상상만 해봐도
좋은 것으로.
오늘을 무난하게, 조용하게 보낸다고 해서 틀린 하루가 되는 것도 아니고,
비난받아야 하는 하루도 아니잖아.
오늘은 그저 오늘로 충분하면 될 것 같아.
아쉬워하지 말고, 외로워하지 말고, 오늘이 있음을 감사하며
지내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