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ting
웨이팅(waiting)
waiting, waiting, waiting….
어떤 영화의 한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정확한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장면만은 또렷하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낮게 말한다.
waiting, waiting…
지금 움직이면 안 되는 순간.
한 발만 잘못 내디디면 들키는 상황.
그녀는 앞을 내다보며,
아니—정확히는 1초 뒤를 상상하며 숨을 고른다.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가장 많은 감각이 깨어 있는 시간이었다.
바람의 방향,
적의 발소리,
그 미세한 틈을 읽어내는 시간.
그 장면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도는 건 아마도 지금의 나 때문일 것이다.
적절한 때를 위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조금씩 생각한다.
너무 빨리 움직이도록 설계된 시대를 살고 있었다.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기다리면 실패할 것 같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기회가 사라질 것 같은 불안감이 컷다.
그러다 보니 ‘기다림’은 점점 무능함처럼 취급된다.
빠르게 대처하고 빠르게 결론이 내야하고 빠르게 무엇인가 해야할 것 같았다.
기다림보다는 빠른 행동력이 중요해 보였다.
하지만 빠른 행동력이 오히려 내 시간의 흐름을 역주행하게 만들어 버렸다.
다시 그 어둠의 과거로의 회기가 되어 버린것이다.
잠시 참고 기다렸어야 했다.
좀 더 기다려 봤어야 했던것을 지금에서야 느낀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시대에는 맛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있었는데 몰랐던것인지 관심이 없어서 늦게 알게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내게도 이런 정보가 들려왔다면 너무도 보편적으로 누구나 접할수 있는 시대라는 뜻이기도 하다.
줄을 서서 먹고, 기다림을 인증하고, 오래 기다린 시간까지 함께 소비한다.
먹방 순방, 먹방 유튜버,
“여기 웨이팅 기본 한 시간이에요”라는 말이 오히려 신뢰처럼 들린다.
기다림은 맛의 일부가 되고 줄을 섰다는 사실이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GM과 나는 그런 풍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다림이 싫어서라기보다 그 기다림이 너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람들 틈에서 조급해지고, ‘이 정도면 맛있어야 하는데’라는 기대가 먼저 앞서고,
막상 음식을 앞에 두면 기다린 시간만큼 감동해야 할 것 같은 이상한 의무감이 생긴다.
그래서인지 맛집에 가서 먹어도 크게 감흥이 남지 않았다.
맛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기억에 남지도 않았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기다림의 종류가 달랐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정해놓은 흐름 속에서의 웨이팅,
유행에 밀려 서 있는 줄,
그건 내가 숨을 고르는 기다림이 아니었다.
영화 속 그 장면처럼
앞을 읽고,
때를 가늠하고,
스스로 멈추는 기다림이 아니라
그저 순번을 기다리는 시간이었으니까.
waiting, waiting….
지금의 영화 속 목소리를 떠올리고 있는 중이다.
아직 움직일 때가 아니라는 신호.
지금은 숨을 고르고
주변을 살피라는 조용한 말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다.
waiting, waiting…
이번엔 도망치기 위한 기다림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기다림이라고 생각하며 ..
https://m.blog.naver.com/seffort/224134753770
오늘이글을 발견하고(2026년1월6일)
내가생각했던분야글이여서
공감 추가하였네요
� 오늘의 감정 세 가지
부러움
전환
기다림
� 지금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감정
기다림
� 왜 이런 기분이 들까?
돌이켜보니, 이 상황이 찾아온 건
내가 너무 서둘렀기 때문인 것 같았다.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견디지 못하고 앞서 나가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
한 생각에 오래 머물면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만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발을 한 걸음만 옮겨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은 마음을 조금 가다듬고 기다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
이 기다림이 길고 괴롭더라도 아직은 때가 아닌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분명 존재하니까
그러니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고 조금만, 정말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