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감정의 정리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by 다온JIN

산산히 부저진 이름이여......


김소월 -초혼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에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김소월의 「초혼」 속 그 이름은
허공에 흩어져 돌아오지 않는 존재를 부르는 목소리였는데,


오늘의 나는 그 이름을
조각나 버린 물건 앞에서 다시 떠올리고 있었다.


오늘의 내 마음이 산산히 조각난 그 물건처럼 함께 조각나 버렸다.


너무나도 감정이입이 큰 나는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저녁이 된 지금까지도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물건이 부서진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아두었던 마음이
함께 부서진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었던 순간,
조심히 꺼내 보여주고 싶었던 설렘,
그 마음의 형태가
한순간에 산산이 흩어져 버린 것이다.


초혼은 부른다.
대답 없는 이름을.
돌아올수 없는 사람


나는 오늘 돌아오지 않는 찰나를 부르고 있다.


감정의 정리라는 것이 한 칼로 무 자르듯
싹둑 잘라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면,
10년이 되면,
20년이 되면
결국 기억조차 나지 않을 일들인데

나는 왜 이렇게
사소한 파편 하나에도 오래 머물러
혼자 되씹고, 숨겨두고, 붙잡고 있는 걸까?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마음이란
이상하게도
잊어야 할 것일수록 더 선명해진다.


부서진 것은 물건이었지만
내가 붙잡고 있던 것은
그 물건이 아니라
그 마음을 건네고 싶었던 나 자신이었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그 이름을 부르던 시인의 마음처럼
나 또한 오늘
흩어진 마음을 불러본다.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불러보는 것.

그게 인간의 마음이고,
그게 그리움이고,
그게 후회라는 감정의 모양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조각난 자리에서
나를 너무 오래 탓하지 않으려 한다.

작은 날개짓이 태풍을 만들 듯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았지만


반대로
아주 작은 다짐 하나가
나를 다시 평온으로 데려갈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씩.
정말 조금씩이라도.

나는 다시
나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



� 오늘의 감정 세 가지
산산히 부서짐 감정, 후회, 되돌렸으면..
빤짝 기분: 득템의 설렘

귀한 음반을 구했고 GM에게 바로 알리지 않고 만나서 즐겁게 얘기하려고 마음을 아껴두었다


� 지금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감정
산산히 부서진


� 왜 이런 기분이 들까?
마음을 아껴 두고

알려주려고 가져갔던

득템의 물건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그 어이없는 찰나의 순간에

얼마나 후회되었는지

보여주지 말걸

미리 얘기해줄걸

케이스를 바꿔줄걸

앉아서 보여줄걸

괜한 행동으로 산산히 부서진 그 상황이 나의 기분도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


나: 괜찮다고 하였는데 괜찮지가 않았어

얘써 괜찮은척하였지만 이미 산산히 부셔져 버렸던것 같아


J: 근데 ...나는 무엇을 위해 그것에 그렇게 집착하는건데?


나: GM이 좋아하고, 사람들이 찾고 싶어하는것이니깐?


J: 내가 찾고 싶어하는건 아닌것 같은데 아닌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거지?

글쎄 나에게는 그닥 ...큰 의미는 없었을수 있어

잊혀지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그런 물건들 중 하나였을거야.


나: 그냥 다들 찾는거고 GM이 무엇보다 좋아할꺼같아서


J: 그래...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나는 왜 속상해 하는데


나: 그냥 GM이 속상해 할꺼 같기도 하고 나도 속상하고


J: 음.. 그럼 속상해 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가장 좋은것 아닐까?

지나간것에 늘 왜 그렇게 오랜시간 메달려 있는거야?

되돌릴수 없는것들에 후회해야 다시 그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아?


나: 이 잘못된 순간을 누군가를 탓하지 않으면 나를 탓하게 되어서 나를 탓하고 있어서 괴로워


J :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알잖아 그날의 그 상황은 기묘하게 연결되어 이루어진다는걸

그 중에 어느 하나만 안맞춰졌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인데

그런 일들은 참 기막히게도 그런것들이 만들어져

알고 있잖아?

그러니 제발 좀.. 거기에 머물지 말고

벗어 났으면 좋겠어

오늘 하루종일 이 생각만 했던거 알고 있지?

나의 하루가 너무 아깝고 가엽지도 않니?

나를 좀 가여워해줘봐 !!!


앞만 보고

저기 저 앞만 보고 말이야

즐겁게 걸어가는 쪽을 택해야하지 않을까?

이젠 좀 뒤좀 보지 말고 걸어 나왔으면 좋겠어


나:알아.. 알고 있는데 잘 안돼 그래서 나도 답답해


J: 알겠어.. 답답한 나를 잘 알지만 노력해 보자

돌아갈수 없는것은 과감이 잊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뭔저 생각해보자

그래보자 할수있어 조금씩 노력해보자 그냥 모든걸 바꾸는게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그러니깐 그냥 답답하고 속상하고 뭐 그러면

그냥 웃어보자 !!!

그래 보자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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