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선
감정은 언제나 거대한 폭발로 시작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아주 작은 도화선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문득 떠오른 기억 한 조각,
혹은 아무 의미 없이 울린 휴대폰 진동 같은 것
그것은 불꽃도 아니고,사건도 아니고,
누구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사소한 장치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내가 뭘 잘못했나?”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질문은 조용히 시작되지만
답은 오지 않는다.
대신 질문은 질문을 낳고생각은 생각을 물고 늘어진다.
나는 점점 깊은 골목으로 들어간다.
출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감정의 미궁 속으로.
그 미궁은 참 교묘하다.
분명 나는 빠져나오고 싶어 한다.
“그만 생각하자.”
“잊어버리자.”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 말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건네지만 도화선은 이미 타버린 뒤다.
감정은 폭발하지 않고 오히려 천천히 번진다.
불길은 크지 않지만 연기는 오래 남는다.
나는 그 연기 속에서 계속 같은 장면을 돌려본다.
내가 했던 말,상대의 표정,그날의 공기, 그리고 끝내 하지 못한 한마디.
감정은 사건보다 ‘내가 만든 해석’ 속에서 더 커진다.
그 도화선은 사실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숨겨져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한 번 마음이 걸리면 끝까지 파고드는 사람.
정리되지 않은 감정은 마치 미해결 사건처럼 나를 계속 붙잡는다.
그래서 나는 자주 내 마음의 감옥을 스스로 만든다.
사소한 도화선 하나가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게 만들고
나는 또 그 미궁 속에서 헤매며 출구를 찾는다.
도화선이 문제라기보다 그 불씨를 붙잡고 놓지 못하는 내 손이 문제일 것이다.
감정은 지나가는 것인데 나는 그것을 붙들고 의미를 부여하고 끝까지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감정은 설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감정은 때로 그냥 흘려보내야만 한다.
미궁의 출구는 생각의 끝이 아니라 멈춤 속에 있다.
어떤 도화선이 내 마음을 흔들 수 있다.
도화선이 타오를 때 불길을 따라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감정은 나를 삼키는 미궁이 아니라 지나가는 바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그리고 언젠가는 도화선이 켜져도 나는 다시 나에게 돌아올 수 있기를.
조용히, 천천히, 빠져나올 수 있기를
� 오늘의 감정 세 가지
못된 감정, 답답함, 벗어나고 싶음
반짝감정
음...귀여운 인형들일 샀는데 귀엽다 이런 귀여운것들이 있다는게 행복했다.
� 지금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감정
루프
� 왜 이런 기분이 들까?
달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도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계속 같은 감정 속에서 반복되는 것 같다.
나를 찾는 사람들이 반갑지 않다.
피곤하다.
나는 지금 불안정하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앞은 깜깜하기만 하다.
그런데 왜 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별다른 이야기도 없이
그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돌아오면
나는 더 초라해진다.
�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
요즘 감정이 정말 이상해.
그렇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들이고,
새로운 시각들이야.
생각처럼 뭔가 속 시원하게 해결되는 것도 없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답답하다는 거 알아.
그래도 조금씩 힘내서
하나씩만이라도 만들어가보자.
그렇게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