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를 만들었다. 지인이 준 레시피로 두 번이나 쿠키공장을 돌렸다. 재료를 계량해 준비하고 섞고, 반죽하고, 모양을 만들어 굽는 일은 간단해 보이지만 마음 없이는 안 되는 일이다.
마음먹고 시작하면 쿠키가 구워지는 냄새와 쿠키를 가지런히 식혀 포장하는 수고가 즐겁다.
굽지 않아도 맛있는 디저트는 천지에 깔려있고, 할려치면 유명셰프의 레시피도 곁눈질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손쉽게 얻는 것은 손쉽게 지워진다.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초고속의 AI를 따라가기란 틀렸지만 그 속에 결국은 사람이 있고, 사람은 실수와 수고로움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뭔가를 단단하게 쌓아갈 수 있는 것.
쿠키를 굽는 일은 내 일이 아니지만, 누군가를 생각하며 굽는 모든 과정은 내게 수고로움의 기쁨을 알게 한다.
AI시대라 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보다 잘하는 이 인공지능을 한발 딛고, 새로운 도전에 조금 더 겁 없이 나설 수 있으면 된다. 그 마음가짐. 어차피 우리는 AI가 아니기 때문에 정답을 추구하는 삶의 패턴은 버릴 때가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좀 더 이 세상은 자유로워 지려나. 대한민국은 좀 숨통이 트이려나.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게 아니라 다방향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며 달려가려나. 모르겠다. 그것도 우리 각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시너지를 내겠지?
못 할거 같은 불안을 뚫고 AI가 찾아주는 여러 대안적 레시피로 쿠키를 굽는 그 마음. 그 마음으로 쿠키를 구워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