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힘들면 어떡해
눈을 감고 하얗게 밤을 새운다는 건 실로 난감한 일이다. 바닥에 등만 붙이면 잠이 들고 차에 타면 늘 졸던 시절은 어디로 갔을까. 점점 심해지는 통증에 결국 일어나 비상약을 한 봉 입에 털어 넣고 다시 잠자리에 누웠다. 되도록이면 끝까지 버팅기다 약을 찾는 편이지만 언젠가부턴 그 싸움이 싱겁게 끝난다. 더 많이 아프기 전에 단속을 해야 아이들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길게 앓는 것보다 약을 먹고라도 얼른 이겨내야 한다. 밤이 길다. 생각이 이어진다. 툭 하고 끊겨야 할 생각들은 수면과 비수면의 중간지대에서 얽히고설켜 내일은 기억하지 못할 시나리오를 만든다.
아이들의 방학에 이어 복직 연수, 명절 연휴가 끝났다. 몸이 피곤한 탓인지 찌릿찌릿한 가슴통증은 내 걸음을 주춤하게 만든다. 잃었던 감각을 깨우느라 책을 뒤적이고 강의를 들으며 워밍업을 하는 중인데 고작 한 달도 안되어 골골하니 복직하면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몸부터 생각해야지 하며 답답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디 내 몸만 챙기며 살 수 있던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선 반드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그렇게 모두들 몸 안에 한 두 개의 결절들을 안고 그냥 살아가는 거다. 해야 할 일을 하며 살다가 통증이 신호를 보내면 좀 더 조심하는 것밖에는 사실 뾰족한 답이 있을까. 내 몸에 더 신중해져 스스로를 잘 챙겨야 한다.
아직은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을 두고 다시 직장에 나가는 것이 설레지만은 않는다. 그래도 누구나 그렇게 하고 있는 일이라며, 어떻게든 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독거려본다. 천천히, 힘을 빼고 다시 나뭇가지를 주워보려 한다. 알을 품기 위해 나뭇가지를 주워 나르는 새처럼 하나하나 주워 나르다 보면 어느새 둥지가 완성되겠지? 멋지고 화려하지 않아도 안전하고 포근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