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6년의 휴직을 뒤로 다시 교단에 선다. 무엇보다 설렌다. 많은 동료 교사들이 소통의 피로와 갈등 속에서 지쳐있고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를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바깥에서 보기엔 경력단절 없는 신의 직장이 아닐 수 없다. 애 셋 키우며 고단할 나의 처지를 걱정해주는 이도 있지만 둘이 벌면 중소기업 아니냐며 반은 질투 어린 시선으로 돌려 말하는 이도 있다. 철옹성 같이 든든할 것 같던 교직은 권위도 신뢰도 편안함도 흔들리게 된 지 오래인데 그런 걸 일일이 설명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그냥 듣고만 있다.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갈등과 해결 과정 속에서의 어려움보다 꿀 같은 방학과 복지가 눈에 더 들어오기 마련이니 겪어보지 않은 일은 어쩔 수없이 단순하게 평가된다.
다시, 변한 것 없는 직사각 구조의 공간으로 간다(왜 교실 공간은 이렇게 오래도록 혁신되지 않는 것인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순간과 고민과 연구들을 기록하려 한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기록은 성찰의 시간이 될 것이다.
교육 관련 서적들과 교육과정을 열어보며 준비하는 2월이 참으로 분주하지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3월이 힘들다는 걸 알기에 학년이 정해지지도 않은 이 순간에 나는 벌써 교사가 되어 있다. 수업 및 생활지도와 연계된 교실환경을 구상하고 굵직굵직한 수업내용과 아이디어를 모아 본다. 목과 소매가 늘어난 티셔츠에서 딱 떨어지는 출근복으로 갈아입을 나의 3월이 오롯이 따뜻했으면 좋겠다. 즐거웠으면 좋겠다. 학년이 정해지고 나면 어마 어마하게 바빠질 테니 일단 필요한 옷부터 사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