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불쑥 엄마 잔소리
여전히 자주, 밤에 실수를 하는 둥이들 때문에 이불 빨래가 어마어마하다. 매일 두세 번씩 돌아가는 건조기를 보니 이번 달 전기요금이 걱정된다. 한동안 잠잠한가 싶더니 둘이서 대놓고 방뇨다. 이제 기저귀는 입힐 생각도 못하는 것이고, 입고 있던 바지와 팬티까지 자다가 훌러덩 벗고 자는 녀석들. 덕분에 또 잠을 설친다.
축축한 옷과 이불을 대충 설거지해놓고 멍하니 또 앉았다. 하루가 참 빠르다. 아이들도 한 뼘 더 자랐다. 문득, 뒤도 안 돌아보고 흐르는 시간을 느끼며 이러다 놓치겠다 싶은 조바심이 올라올 때가 있다. 영어도 해야 할 것 같고, 책상에 앉혀 공부습관도 좀 들여야 할 것 같고, 뭐라도 좀 시켜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은 점점 크고 저들의 요구가 분명해진다. 나름 논리 있게 따지기도 한다. 밥 먹을 때까지만 tv 볼래요. 같이 놀아주려다가도 내 쉼을 보장해 줄 녀석들의 요구에 못 이긴 척 리모컨을 누른다. 저녁 먹자 라고 외치는 순간, 끄려는 자와 더 보려는 자들의 싸움이 벌어지겠지만... 페파 피그라도 틀어주고 싶지만 이미 장난감이 나오는 영상에 푹 빠진 아이들과의 타협은 힘들다.
저녁을 먹고 나면 나만 괜히 바쁜 것 같다. 내일 보낼 아이들 가방을 챙겨야 하고, 잠자리도 준비하고, 씻고 정리도 좀 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저들끼리 장난감으로 잘 놀고 있는데 괜히 영어 cd를 슬쩍 틀어놓는다. 혼자 색종이 접기에 몰두한 첫째를 불러 굳이 알림장을 꺼내보라 한다. 오늘은 학교에서 뭐했니. 급식은 맛있었니. 가지고 간 물을 다 남겨오면 어떡하니. 방과 후 수업은 어땠고? 필통에 연필은 네가 깎아서 챙겨놓는 거야. 읽을 책 두 권 챙겨 오래. 가지고 와볼래? 아이의 마음은 딴 데 있는데, 내 말만 이어진다. 물론 마음 없이 듣는 말에는 반응이 없다. 아이는 내일도 물을 남길 것이 뻔하고, 뾰족한 연필 두 자루가 남았으니 그걸로 버틸 것이고, 책은 교실에 있는 것을 꺼내 읽겠지.
그래, 괜한 잔소리다. 괜한 조급증이다. 시간이 그저 가버리는 게 아니고 쌓이는 건데. 쌓인 시간만큼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