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격리 중
안녕하세요. 구청입니다.
두 번째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내가 아니라 두 아들. 첫째의 학교에서 확진자가 생기며 온 동네가 난리법석이었는데, 이번에는 둥이들의 어린이집에서다. 두 번째 일이라 그런지, 전처럼 마음이 들썩거리진 않는다. 처음 겪었을 땐, 직원의 통보 전화만으로 멘붕이었는데. 다섯 식구가 묶여 있을 수는 없으니, 남편과 첫째를 다른 곳에 피신시키고, 나만 둥이들과 동반 격리하기로 했다.
구청 직원의 안내 문자와 전화통화, 그리고 구호물품을 받기까지 걸린 이틀 정도는 문제 상황의 초입에서 각이 잡히지 않는다. 생활리듬이 엉켜 우왕좌왕하며 보낸 것 같다. 오늘이 금요일인가, 토요일인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지만, 셋 만의 하루는 단조롭고 제법 평화롭다.
엄마~ 잘 잤어?
기분 좋게 자고 일어나면 꼼지락 거리며 내게 다가와 인사하고 얼른 일어나길 재촉한다. 조금 덜 잔 것 같으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잘 잔 것 같으면 웃음 띈 목소리로. 둘이서 그냥 가서 놀면 될 텐데, 엄마는 왜 누워있으면 안 되는 걸까. 누워 있는 걸 안 보여준 내 탓이겠지.
일단 먹을 것만 잘 챙겨주면 둘이서 잘 논다. 아, 이렇게 편하다니. 쌍둥이의 매력! 첫째한테 미안한 말일지 몰라도 셋이 있으면 꼭 한 놈이 울고 오거나, 다양한 요구에 심신이 피곤해진다. 형을 따라 하고 싶은 둥이들과, 때론 둥이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 하고 싶은 형과. 그런데 둘은 내가 낄 자리도 없이 호흡을 맞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논다. 주로 역할놀이다. 장난감으로, 또는 블록을 만들어. 그러다 심심하면 나를 찾는다. 먹을 것을 주거나, 같이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그림 그리기, 만들기 같은. 방방이를 타거나 공놀이도 한다. 곧 점심을 먹는다. 한 끼는 짜파게티 정도. 둥이들은 엄지 척 내민다. 그러다 정 할 일이 없으면 TV 시청.
이런 단조로운 일과 속에서 나는 내 할 일을 짬짬이 한다. 주로 집안일이다. 아무리 잘 논다지만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 머리 안 쓰는 일이 제격이다. 묵은 먼지를 닦아내고, 후드를 청소하고, 안 쓰는 장난감을 정리해 처리하는 일. 아이들의 작아진 옷을 버리거나 나누기 위해 챙겨두는 일. 오래도록 방치된 공간들을 열어 새롭게 정리하는 일이다.
격리 일주일이 지났다. 휴 ~ 아직도 남은 시간이 많구나. 하지만 뭔가를 정리하면서 새롭게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 종일 붙어지내는 둥이들과 찐하게 사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엄마, 오늘도 유치원 안가?
응.
그래? 유치원도 좋지만, 엄마가 같이 있으니까 그게 더 좋아. 엄마, 사랑해~!
아, 나중에 격리 끝나면 유치원 안 간다고 난리 피우는 거 아냐? 아따, 모르겠다. 그건 나중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