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인생

학교

by 꿈꾸는 momo

여덟 살이 되면 굉장한 일이 벌어지는 줄 알았다. “우와~ 이제 곧 학교 가겠네!” 만나는 어른들은 모두 그렇게 반가워했다. 학교를 간다는 이유로 고모는 가방을 사줬고, 삼촌은 신발을, 할아버지는 옷을 사 주셨다. 엄마와 아빠는 새 책상과 침대를 사서 내 방을 새로 꾸며주었다. 온통 새것으로 가득 찼다.

도대체 학교란 곳이 얼마나 멋진 곳이길래 이렇게 환호할까. 즐거운 기대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동생들은 내 선물들을 보고 “나도 학교 갈래. 우리는 언제 학교 가?”를 엄마한테 몇 번이나 물어보았는지 모른다. 그러면 나는 우쭐거리며 내 나이를 동생들보다 얼마나 더 많은지를 손을 꼽아 비교해주곤 했다. "너흰 아직 멀었어!"


첫날부터 알았다. 엄마는 카라가 있는 셔츠에 조끼, 까만색 바지를 입히고 앞머리에 끈적한 걸 발라 멋을 내주었지만 교문 앞에서 헤어질 때부터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아직도 날보고 있는지, 교문 쪽만 바라보았다. 물론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날 데려다주고 바로 회사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엄마 얼굴이 보고 싶어 계속 뒤돌아봤다. 갑자기 우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1학년 1반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우리를 끌고 가는 여자 선생님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발이 시렸다. 내가 앉아야 할 책상과 사물함, 신발장이 어디인지 그걸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어야 했다. 그게 처음 학교에 가서 내가 배운 것의 전부였다. 네모상자 같은 공간에 내 이름이 적힌 물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건 전혀 새롭지도, 반갑지도 않았다.


두꺼운 패딩점퍼를 입었는데도 덜덜 떨렸다. 입학식을 마치고 교문 밖으로 나갔을 때, 할머니가 기다리고 계셨다. 여기저기서 알 수 없는 어른들이 **학원 스티커가 붙어진 공책과 연필 따위를 나눠주었다. 할머니는 그걸 일일이 챙겨 받아 들고 나를 향해 "어땠어?"하고 물어보신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다 얼어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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