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진 한 장

함께 손 잡아주어 고마워

by 꿈꾸는 momo

아들 셋은 아빠와 여행이라도 가는 것처럼 신이 나있다 했다. 지역 보건소 이름이 적힌 구급차가 막 도착했단다. 처음으로 구급차를 타본 녀석들의 기분이 어떨지 짐작이 간다. 달그락거리는 아이들을 챙겨 양손 가득 짐을 싸들고 타는 남편을 누군가는 지켜보았을 것이다.

몇 동 몇 호 확진자래.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 되어 구설수에 오르내리던 처음 시절보다는 좀 관대해졌을까. 어쩌면 타인의 불행이 막연한 불안감을 줄지언정 이제는 무감각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매일 수천 명의 확진자 중의 한 명이 나와 내 가족이 아니기만을 바라며.

병원 같은 시설에 도착하자마자 겁이 나 운다는 둘째 녀석의 울음소리에 맘이 찡 했지만 녀석들은 생각만큼 보채지도 않고 아빠와 여행 같은 격리에 들어갔다. 함께라서 오히려 다행인지... 동생들을 꼭 잡은 첫째의 손이 고맙고, 형이 있어 덜 불안한 둥이들의 가벼운 마음이 고맙다. 무심한 척해도 존재만으로 든든할 아빠가 그곳에 같이 있어줘서 고맙다. 필요한 물품들을 올려 보내고 방역이 끝난 집을 청소한다. 다시 모든 것이 제자리로 올 때까지 나 역시 잘 버텨야 한다는 걸 안다. 집안의 온기를 잃지 않기 위해 나를 더 잘 돌볼 것이다.

비껴가지 않는 불행들을 더 이상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지도 않을 때, 다시 차분히 숨을 골라본다. 내 삶에 끼어드는 방지턱 같은 순간들을 여태껏 잘 지나왔으니 또 그런 맘으로 지나가야겠다.


어쩌면 나는 10일간의 휴가를 받은 셈이다. 네 남자의 안녕은 이제 신에게 맡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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