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는 어려운 법
역지사지. 남의 입장이 되어보라는 뜻. 이게 얼마나 현실적이지 않은지 안다. 역할을 바꾸어도 내가 가진 편견과 경험의 테두리 안에서 이해할 뿐이니. 격리를 끝내고 가족과 함께 뽀글대는 시간, 떨어져 있던 시간에 주고받지 못한 말들이 이어진다.
참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우리 가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하는 말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나와 남편으로 나뉘는 지인의 반응들.
"그래도, 네가 안 걸려서 얼마나 다행이야!"
"남편이 같이 가서 애들도 다행이고, 이럴 때 좀 고생하라 해."
내 편? 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
"어머! 무슨 일 이래! 와이프 계모야?"
"각방 쓰나???"
남 편? 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
물론, 내가 걸린 것 아니면 관심도 없는 부류와는 달리 작은 건덕지만큼이라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라 그냥 웃어넘기지만 사람의 시선이 이렇게 다르구나 또 한 번 깨닫는다.
어쨌든 나는 13번째로 코를 찌르고 음성 확인을 받았고 우리 집 네 남자는 슈퍼항체를 가지고 마음껏 돌아다닐 태세다. 그래, 내일은 어디로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