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쓸고 간 교실
나는 고위험군 기저질환자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코로나 확진세에 정신이 없다. 내 건강을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말이다. 격리된 아이들의 학습과 건강을 챙기고 교육청에서 배부하는 자가검사 키트를 개별로 포장하는 일, 원격과 병행하며 돌아가는 교육과정의 시수를 계산하고 수업 준비에 방역까지...
개학날부터 얼굴조차 보지 못한 아이가 둘이나 있었는데 개학 후 3일째 되던 날부터 한둘씩 양성 판정을 받기 시작했다. 일주일이 지났나. 등교중지 학생은 7명, 확진은 10명으로 늘었다. 대면 수업에는 학급의 절반도 안 되는 아이들이 온다.
불안한 와중에 친구들의 빈자리를 보며 공부하고 밥을 먹는 아이들에게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지는 않다. 아침마다 15분씩 이야기책 한 챕터를 읽어주고 동시에 녹음을 해서 등교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보내준다. 원격수업과 병행하다 보니 목을 쓸 일이 더 많다.
오늘도 목이 따갑다. 말을 많이 해서인지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몰라서 오늘도 코를 찌른다. 한 줄이다.
선생님은 괜찮으세요? 격리된 아이의 책을 배달해주고 오는데 한 어머니께서 걱정되어 물으신다.
네, 일단은 괜찮습니다. 양성인 네 남자 틈에서 살아남았던 내가 교실의 막강한 바이러스 테러에도 지금까지 무사할 수 있는 게 신기하긴 하다. 오늘도 코를 찌르는 내게 첫째가 말한다.
엄마는 맨날 아프다면서 검사해보면 한 줄이야. 엄마는 최강인 거 같아. 엄마가 우리 집에서 제일 건강한 거 아냐??
그래, 어쩌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전제로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내가 역설적으로 제일 건강한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숨 막히게 죄여 오는 코로나의 습격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 도대체 이 습격이 언제나 끝날지, 망망대해에 서 있는 기분이다.
잠시 숨을 고르며 뒷산을 오른다. 날이 참 따뜻해졌다. 그 사이 새 잎을 피워올린 나뭇가지가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