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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momo Jan 27. 2023

불이 꺼지고 별이 켜졌다

같은 하늘에 있는 별인데

하마터면 없다고 생각할 뻔했다.

세상 빛이 너무 밝아 못 본거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아등바등 조바심을 내어 사는 인간을 겸손하게 하는 것 같아서이다. 아무것도 없지만 끝이 없는 광활한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경외감이 있다. 하늘에서 별을 볼 수 없었던 시절은 한참 된 것 같다. 아주 어릴 적 함양 안의 마을의 외할머니집 평상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세었던 기억이 난다. 수 백, 수 만 년 전의 빛이 내 눈앞에 쏟아지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었다. 


  올 겨울 나는 쏟아지는 별을 또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시골마을에서 주변의 불을 모두 소등하고 말이다. 불이 꺼진 공간은 고요하고 차가웠지만 가슴은 부풀었다. 행성이 지나는 자리에서 빛나는 붉은 화성이 참 아름다웠다. 나는 그날 페가수스, 북극성, 목성, 토성, 성단 할 것 없이 하늘에 총총히 박혀 빛나고 있는 별들 자체에 너무 기뻤다. 빛나는 것들을 이어 만든 별자리 이야기는 결국 잡을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소망 같은 것인가... 별을 보니 정말 소망을 잡고 싶어 진다. 올 겨울 내가 가장 간직하고픈 기억이다. 


  교과서 다 제쳐두고 이런 밤하늘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별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은 불행하다고 했던 작가 말에 동의한다. 아이들은 핸드폰만 들여다본다. 학교 옥상에 천체 망원경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 잘 쓰지도 못하는 스마트 단말기 같은 거 나눠주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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