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

by 꿈꾸는 momo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편이 피곤하다 하여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학교 앞 살짝 가파른 언덕을 지나 내 시야에 들어온 오토바이 한 대. 반대 차선에서 인도의 턱에 부딪혀 넘어지며 빙글. 사람이 없다.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어! 어! 119, 신고 좀!"

옆에 있는 남편을 다그치는 내 목소리. 사고 현장을 지나치면서 내 눈은 반대편 차선 주변을 빠르게 훑는다. 넘어진 오토바이, 쓰러져 있는 노란 바구니, 검은 운동화 한 짝. 그리고... 인도 옆 가드레일 풀숲 사이에서 보이는 장화 밑창. 아! 저건...

그 지점을 지나는 데 걸린 시간은 3초도 안 된 것 같은데 나의 뇌는 시각정보를 받아 분석하기 시작한다. 진한 남색의 장화 밑창이, 지면으로부터 30센티미터쯤 허공에 있는 장화의 각도와 위치를 감안한 피해자의 현재 위치와 자세가 그려졌다.

구급대원이 먼저 위치를 파악하고 전화를 끊은 후 곧 경찰에서 전화가 온다. 위치를 설명해 주고 나서 나는 내 길을 간다. 아이들도 남편도 아무도 못 본 장면에 나 혼자 마음이 철렁한다.

많이 다쳤을까. 신고만 하고 지나온 게 맞나. 나도 모르겠다. 장화 밑창을 목격한 내가 혹시 그 사람의 마지막일까 봐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흘러가는 일상의 한 부분은 느닷없이 정지되고, 쪼개지고, 흔들린다. 나이가 들수록 나를 둘러싼 세계로부터 목격한 것들을 통해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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