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빨이 흔들려. 드디어!!! 민재랑 승현이는 두 개나 빠졌는데 드디어 나도 흔들린다고!!! “
2분 일찍 태어난 김에 둘째가 된 둥이의 이빨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곧 빠질 것 같았다. 친구들의 경험담이 제법 부러웠던 모양이다. 이 빠질 날을 고대하며 신이 났다.
“엄마, 이제 나 어른이야?”
“아니, 이제 진짜 어린이지. 진짜 형아. “
“아, 맞네. 내가 진짜 형아구나. 넌 이가 아직 안 흔들리니까 나보고 진짜 형아라고 불러야 해. “
아이는 옆에서 부러운 듯 쳐다보고 있는 둥이한테 이렇게 엄포를 놓는다. 이가 흔들릴 기미가 없는 셋째 둥이는 시무룩해진다.
드디어 아빠의 작은 힘?을 동원하여 이 빼기 성공! 짧은 시간의 아픔보다 이가 빠졌다는 기쁨에 활짝 웃는 아이. 방금 이가 빠져나간 잇몸 주변으로 피가 번져나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들고 달려온다. 이렇게 행복할까. "사진 찍어줘, 엄마." 찰칵. 일단 입 좀 헹구자.
입을 헹궈내고 자기 전 양치를 한다.
"아, 내 이빨! 나의 소중한 이도 깨끗이 씻어줘야겠다. 오늘 이빨 요정이 내게 찾아오면 좋겠다."
우리 엄마 어릴 적에는 지붕 위에 던졌다 하고, 내 어릴 적에는 관심도 없이 버렸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빨 요정이 찾아온다나.
빠진 이를 소중한 보물처럼 보관하고 행복해하는 녀석을 보며 이제 정말 다 컸다 싶다. 진짜 형아 된 거 축하해.
셋째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를 벌리고 내게 찾아온다. "엄마, 나 이 흔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