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셋이다 보니 그런 마음이 있다. 다들 입방아처럼 올리는 “딸내미 찬가”를 부러워할 날이 오리라는 막연한 불안감. 누구는 지금이라도 딸 하나 더 낳으라지만 그건 불가능한 농담일 뿐이다.
그냥, 언젠가 그날이 와도 슬퍼하지 말고 살 수 있는 내 방식을 잘 준비하자 싶다. 그런데 그것도 너무 쓸데없는 걱정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김밥을 싸 보겠다며 저녁식사를 직접 준비한 첫째, 엄마 힘들까 봐 몰래 빨래를 개 놓은 둘째, 자기 전에 사랑의 메시지를 주고 가는 막내.
도대체 딸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아들 세 명이 너무 좋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들들은 그대로 또 자기 가족들을 사랑하는 어른이 될 거다. 그때는 손자, 손녀의 자람을 기뻐하고 응원하는 할머니가 되면 되지 않을까. 늙어서도 사랑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