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3년 전 공저로 집필한 책을 낼 때, 작가소개에 적었던 문장이 현실이 되었다.
아들 셋을 키우며 절벽 같은 시간을 지날 때,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달랬습니다.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며 나와 주변을 사랑하는 법을 배웁니다. 언젠가 아이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내 속에 있던 꿈같은 말이었다. 용기를 내고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며 또 한 번의 용기를 내어 뱉어낸 문장이었다. 실현가능성이 없어 보였지만, 그냥 던지고 싶었던 한 마디였다. 스스로에게 던진 도전이기도 했다.
기회가 좋았다. 운이 좋았던 건지도 모른다. 잘하지도 않는 SNS에서 자주 보이는 한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브런치에서 썼던 글 중 모였던 한 작품을 출간기획서와 함께 보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연락도 없었다. 다른 출판사에도 보내볼까 하다가 관뒀다. 하루를 살아내기도 바쁜데 에너지 낭비하지 말자고.
3개월쯤 지났다. 나도 잊고 있었다.
"단비 출판사입니다. 계약을 좀 하고 싶습니다."
어안이 벙벙했다. 꿈같은 일이었다. 몇 가지 에피소드를 더해서 원고를 요청받았고, 그 작업을 며칠 전에 마무리했다. 그리고 오늘 계약서를 썼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내 성격인지 몰라도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설레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떤 사람은 전날 밤 잠도 못 잤다고 했는데, 난 어제 꿀잠을 잤다. ^^*
거슬러 가면 이 모든 결과는 '브런치' 덕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며 내 마음을 풀어내다가 하나둘 글이 모이고, 독자가 늘고, 독자를 인식한 글을 써보기도 하면서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간 것은.
또 다른 꿈을 꿀 때다. 한 발씩 한 발씩, 여전히 나의 일상은 동일할지라도 꿈은 꿀 수 있다. 꾸다 보면 이렇게 현실이 되기도 한다. 이제 무슨 꿈을 꿔야 하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꿈을 꿔야 하나? ^^* 출간도 전에 호들갑을 떠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