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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주행

by 꿈꾸는 momo

어느 순간 용기가 차 올라

겁도 없이 낯선 세계의 운전대를 잡고 달릴 때가 있다.


그때가 젊음인가.


그것이 젊음인지도 모르고 액셀을 밟다가

엔진이 고장 나기 시작하면 깨닫는다.


아무리 고쳐도 가다 서다 가다 서다 한다.

더 이상 용기만으로 액셀을 밟을 수는 없다.


신중한 시선과 속도로 달리다 보면

앞이 아닌 옆이 보이기 시작한다.


늙음이 주는 깊음을 감상하다가도

젊음이 지나가며 뿌리는 신선한 향기에 눈길이 간다.


저들은 이 찰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고 지나고 있을 거다.



마흔 중반에 들어서니 노화의 증거들이 나를 놀린다. 침침해진 시야와 깜빡이는 기억들. 관절들의 딱딱거리는 소리와 더딘 회복. 건강식품과 보험, 저속노화 식단, 좀 더 어려 보이는 피부관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앞 일은 몰라도 지나온 일들은 깨달음을 몰고 와 자식과 젊은이들에게 꼰대 같은 잔소리를 해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좁은 식견에 갇혀 고집 피우지 않기 위해, 잘 늙는 게 뭔지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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