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사랑의 온도가 달라도, 기억하지 못해도.. 사랑했었다.

by 은원

사랑에도 온도가 있다면.

외로움에도 온도가 있다.


사랑을 시작해도 좋을 때,

외로움의 온도는 아마도.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어느 중간쯤 어딘가 일 것이다.




무심결에 바라보아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외로움의 온도가 너무 뜨거워 사랑을 주저하는지 모르겠다. 그 온도가 너무 뜨거워 사랑인지도 알아채기 전에 무작정 좋아져버리기에. 관심에 목말라 사랑을 갈구할 때 이루어지는 사랑이 위험하다는 것을 세월이 알려주어 깜빡하고 그녀를 향한 시선을 이내 스스로 접고 만다.


마음이.. 내 마음이.. 나의 뜻대로 되지 않고 본능적으로 움직여버려 그녀가 눈치채기 전에.


그렇게 오늘도 혼자인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멜로 영화를 찾아보곤 한다. 이런 사랑하고 싶다, 보기만 해도 웃음 지을 수 있는 그녀를 머릿속으로 그려내며, 나만의 짝사랑을 시작한다.


그렇게 오늘도 멜로 영화 여 주인공과 2시간 동안의 나만의 사랑을 그려내곤한다.




어느때와 같이 크리스마스가 성큼성큼 다가올 때 언제나 솔로였고, 오늘의 외로움을 달래줄 멜로 영화를 찾기 시작했다. 이럴때 특효약은 바로 잔잔한 감정선이 진하게 느껴지는 일본 멜로영화이다. 멜로영화를 선정할 때 나만의 기준이 있다. 첫 번째는 멜로 영화의 여자 주인공이 내 이상형과 가까워야 하며, 누가 봐도 아름다워야 한다. 두 번째는 남자 주인공이 너무 잘생기면 안 된다. 이 두 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어떠한 멜로 영화든 스토리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찾아보는 편이다.


그렇게 나의 까탈스러운 기준을 수석합격한 일본 멜로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이다.

사랑의 온도가 달라도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랑 뒤 이별까지도 사랑하는 두 남녀의 사랑.

타임슬립이 달콤하기보다는 잔혹했던 영화, 사랑했던 순간보다 헤어짐 뒤의 사랑이 더욱 애달퍼 영화가 끝나도 한동안 OST를 한 시간 동안 찾아 들으며 여운을 즐기고 싶었던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로 인해 하루가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시작은 빼앗기다...


#1 빼앗기다.


평범한 대학생인 타카토시는 학교에 가기 위해 지하철에 올라탄다. 여느 평범했던 날, 같은 시간, 같은 지하철. 같은 칸에 올라탄 "에미"로 인해 운명적인 사랑이 찾아왔다. 출입문에 기대어 사선으로 내리는 햇빛을 쬐며 작은 수첩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에 흠뻑 빠진 타카토시.. 내성적인 타카토시는 선뜻 에미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내성적인 나와 같이 타카토시 또한 운명에 사랑을 맡겼다.


"같은 역에 내리면 말을 걸어보자."


마음을 빼앗긴 "타카토시".


타카토시의 마음을 한순간에 가져간 "에미" 와의 시작은 같은 역에 내렸을 때부터였을까? 혹은 그 전부터였을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에미의 첫 장면이 마음에 들었다. 나의 지하철에도 에미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본 적이 있었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에미와 다르게 그녀는 나와 같은 역에 내리지 않아 말을 걸지 못했을까?.. 같은 역에서 내렸다면 그녀와 나는 사랑에 빠졌을까? 애달픈 상상의 아쉬움들을 해소해주는 첫 장면이었고, 다음 장면까지도 기대하게 만드는 첫씬이였다.


"에미"를 처음 본 타카토시가 지하철에서 바로 에미에게 다가갔다면. 영화의 종료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하지만 지하철이 움직이면서. 에미를 애써 바라보지 않은 척 바라보면서. 가까이 가고 싶지만 머뭇거리는 20살의 풋풋한 일본 특유의 멜로 영화의 매력을 느끼게 되어 종료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조금씩 영화 속 사랑에 물들어 갔다.


그렇게 수많은 우연이 겹치면서 인연이 된 타카토시와 에미..


그런 그녀에게 번호를 물어본 타카토시. 휴대전화가 없다는 에미.

그렇게 조금씩 멀어져 가는 에미가 타카토시에게 남겨놓은 한마디는

타카토시의 마음과 함께 나의 마음을 휘저어놨다.


"우리 내일도 봐요."


그렇게 나와 타카토시는 에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서로가 물들다.


#2 물들다.


"우리 내일도 봐요"


내일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고 떠나간 에미는 동물원 앞에서 그림을 그리던 타카토시 앞에 나타난다.

이 장면에서 모두들 영화의 제목인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떠올린다. 분명 타임슬립 영화인데 선뜻 어떠한 방법으로 시간이동을 하는지 알아채기 힘든 채, 타카토시와 에미의 사랑은 진해져 간다.


그렇다 이 영화는 타임슬립 영화이다. 남자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간다. 여자 주인공이 미래로 이동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타임슬립이 아닌, 영화 <나는 내일,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서로의 시간이 반대로 흘러가는 영화이다. 언뜻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떠올릴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의 시간만 반대로 갈 뿐이다. 하지만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사랑하는 남, 여의 시간이 뒤틀리기에 사랑의 온도가 뒤바뀐 채 진행되어 간다.


사랑에 서툰 타카토시. 그를 이해해주는 에미. 서로가 불협화음을 낼 법 하지만 사랑의 멜로디는 아름다웠다. 사랑이 조금씩 물 들어갈 때. 진하게 물들어 갈 때. 타카토시와 에미의 뒷면에 담긴 슬픔이 더욱 궁금해졌다.




기억하다


#3 기억하다.


영화의 전개는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마지막 부분에서 공개될 듯했던 타임슬립의 비밀은 영화 중반부에 펼쳐졌다. 내일의 나는, 어제의 너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서로의 사랑에 대한 추억과 기억은 한 사람의 추억으로 매듭지어져 간다.


그렇게 뻔하디 뻔한 타임슬립 영화에 한 가지 반전이 더 숨어 들어왔다. 이러한 반전 가득한 멜로 영화였지만 그 둘의 사랑의 더욱더 진해져 갔고 이해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어느 노부부의 사랑이라는 말은 아마도 이별이 가까웠기에 어느 순간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집중해서일것이다.


그렇게 타카토시와 에미와의 사랑에도 이별이 임박했다.



추억하다.


#4 추억하다.


타카토시와 에미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이유는. 에미가 우리의 세계와 다른 세계에 살아서이다. 사랑의 온도가 다르게 흐름에도 사랑했던 에미와 타카토시에게 헤어짐이 찾아왔다.


달이 차오르는 5년에 한 번씩 만날 수 있는 타카토시와 에미는 사랑하기 제일 좋을 때. 사랑에 모든 걸 내 던져도 아름다운 20살 때 만나 가장 진한 사랑에 빠진다. 그 전에는 15살. 그 이후에는 35살... 서로의 온도는 다르지만 서로가 사랑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타카토시는 에미를 기억하지 못하고, 에미는 타카토시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분명 서로는 사랑했다. 그건 사랑이었다.


이 영화에 대해 블로거가 쓴 글을 찾아보다가 마음에 든 글귀를 보았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때는 영화가 끝나기 10분전에 울었다면,

두번째 보았을땐 처음 시작한 10분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선뜻 진부할 수 있는 타임슬립 멜로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전혀 지루하지 않은 채, 나를 사랑에 물들게 하였다. 일본 특유의 감정선이 깊게 물든 채. 이별까지도 사랑을 인정하며 에미와 타카토시의 사랑이야기는. 솔로인 나에게 이런 사랑 해보고 싶다는 로망 한 가지를 더 심어주었다.


사랑에 서툴 때. 나는 멜로 영화를 본다.

이런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리뷰에 은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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