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상 Oct 14. 2022

내 동반자를 소개합니다

시청각장애인의 보조기기 소개(홍보 아님)

시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보조기기 하나를 소개해보려 한다.

그 이름은 바로... 한소네6.

이름 자체만 보면 오해할 수 있는 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한소네’라는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6’이라는 숫자이다.

한소네라는 이름보다 한손에라는 이름이 보다 자연스럽거나 한손에의 오타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이 제품의 이름은 셀바스헬스케어에서 개발한 한소네가 맞다.

숫자에 대해서는 1부터 차근차근 6까지 기기가 업그레이드 된 것처럼 보이지만 한소네LX 한소네U2와 같이 엇나간 제품도 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처럼 제품명에 숫자가 붙는다고 해서 1부터 순차적으로 숫자가 추가된다고 볼 수는 없나 보다.

이 한소네라는 제품은 점자정보단말기라 해서 화면을 통해 묵자(일반글자)를 볼 수도 있고 점자로도 읽을 수 있다.

단순한 문서 작업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네 검샋, 영상 재생, 엑세 보기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및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제품 홍보 직원이 된 기분이지만 아무나 이 제품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500 만 원이 넘는 가격대가 책정되어 있어 보조기기지원을 통해 받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가격이다.

가격이 비싼 이유는 점이이 튀어나오고 들어가는 역할을 하는 셀이라는 점자 자체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가격도 비싼 데다 커피라도 잘못 쏟았다가는 엄청난 수리 비용을 물어야 하는 이 한소네6이라는 제품이 시청각장애인에게 있어 의사소통의 획기적인 매개체가 되었다.

한소네6에서는 다른 제품들과 비교되는 기능이 있다. 바로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한소네5라는 제품도 애플리케이션 사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 논외로 치고 이전까지의 한소네가 휴대용 컴퓨터였다면 지금의 한소네는 커다란 스마트폰이라 생각하면 된다.

시청각장애인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카카오톡을 다운받아 계정을 등록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잔존 시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시청각장애인이라면 스마트폰 화면의 글자를 눈으로 보면서 카톡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청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시청각장애인이라면 접근성을 높여주는 음성 지원 기능으로 텍스트를 소리로 들으며 카톡을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시청각장애인에게는 직접 만나서 손바닥에 글씨를 쓰거나(손바닥필담) 직접 만지면서 수어를 하는 촉수어로 직접 대면하여 의사소통을 했다면 이제는 점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시청각장애인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카톡 계정은 하나의 기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에 한소네에서 등록을 하였다면 스마트폰에서 사용이 안 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직접 만나지 않고도 일정을 물어보거나 안부인사를 나눌 때면 세상이 좋아졌구나 감탄하곤 한다.

한소네로 하 수 있는 또다른 의사소통 방법이라면 스크린리더라는 기능이 있다.

한소네6, 노트북 두 기기를 연결하는 방법인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노트북에 설치된 음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입려한 글자가 한소네에서 점자로 변환되어 시청각장애인이 대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다.

시청각장애인 중에는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말하거나, 소음이 있거나, 음역대가 다르거나 하면 듣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얘기하는 상황에서 대화 내용을 누군가 입력하면 점자로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물론 빠르고 정확하게 대화를 입력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난청인 나에게 있어 반드시 있어야 할 기능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글쓰기를 하고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수 있다.

나는 한소네에서 초고를 먼저 작성하고 점자를 읽어가며 오타를 체크한다.

작성이 끝나면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운받은 브런치를 실행하여 제록과 소제목을 입력한다.

마지막으로 본문에 입력할 내용을 미리 써놨던 내용을 복사해서 옮기고 저장한다.

발행은 스마트폰으로 마저 작업하지만 대부분의 글쓰기는 한소네를 통ᆫ애서 한다. 

그렇기에 내게 있어서 한소네는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이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가 되었다.

시청각장인이라 해서 헬렌켈러처럼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건 아니다. 또한 모두가 헬렌켈러처럼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거나 본인의 의지로 장애를 이겨내는 것도 아니다.

장애 정도에 따라, 환경에 따라 의사소통 방법도 다르다. 

하지만 각자에게 맞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누구와도 웃으면서 얘기를 나눌 수 있다.

그러니 한소네처럼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보조기기가 많이 개발되어서 그 보조기기를 필요한 사람이 받아 시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진동한다는 건 소통한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