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느긋해지는 주말이지만 주말은 거의 가장 바쁜 날이라고 해도 좋다. 모든 종류의 경조사는 거의가 주말을 끼고있다. 그리고 부모님 생일이라든지 어버이날 같은 행사들도 당일보다는 주말을 이용해모이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아이들과의 약속 때문에 주말은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이 아니라 어쩌면 더욱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하는 날이다. 게다가 매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나는 주말만큼은 운전기사가 된다.
이번 주말에는 특별한 가족행사가 없어서 동네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근처 공원을 산책하며 보냈다. 나는 주말에 아이들과 보내는 분주함이 좋다. 주중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일상을 보내는데 주말에는 매번 새로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특별한 일정들을 계획해서 실행할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 실질적으로 주말을 가족들과 잘 보내기 위해서 주중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삶의 비중이 주말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2일 밖에 안되는 주말을 잘 보내기 위해 5일이나 되는 주중의 삶을 고단하게 살고 있다. 5일을 희생해서라도 2일은 지키고 싶은 마음이다. 세상이 좀 더 좋아져 4일을 희생해서 3일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해본다. 빠르면 우리 자녀 세대들은 그런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부모님은 하루 정도 밖에 못지키고 6일을 희생하셨으니 나는 참 좋은 세상에서 사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매일 주말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출근을 한다. 우리 딸은 유치원에 가는 게 싫어서 주말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토요일마다 아빠랑 같이 할 활동들을 계획해서 엄마한테 알려준다고 한다. 나는 금요일을 마무리하며 다음날은 좀 편하게 쉴 수 있는 하루를 기대하지만 주말은 아빠와 남편으로 해야할 일들이 더 많은 날이다. 실질적으로 쉴 수는 없다. 그래도 주중과 주말 중 좋은 날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바로 주말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