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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결정은 스스로 할 수 있기를

꿈이 뭐냐 묻는다면

by 서규원

어렸을 때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장래희망이 무엇이냐 였다. 꿈이 뭐냐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 내 기억에 유치원 생일축하 파티를 할 때 처음으로 꿈이 뭔지 대답했던 것 같은데 나의 대답은 자주 바뀌곤 했다. 주로 내가 되었으면 하는 직업인을 이야기했었는데 단순히 특정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이 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는 어렸을 때 이야기했던 꿈의 직업 중 하나를 내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그게 나를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직업을 뛰어넘는 어떤 가치가 충족되었을 때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



현재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삶의 목적은 우리 가족의 행복이다. 이 목적을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 직업을 갖고 일을 하고 있으며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서 제공하고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낸다. 사실 우리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하는 노력은 늘 부족하다고 느끼며 어떻게 해야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지 그 길을 찾는 중이다.



유발 하라리의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는 현재 우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세상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이전 책들인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가 우리 인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 책은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예견되는 미래를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의 정보통신 기술과 생명기술의 발달은 생명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예측되며 모든 생명활동을 알고리즘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되면 인류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충격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인간의 선택이 알고리즘에 의한 선택으로 대체되게 되면 사람들은 이 세상으로부터 분리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자신이 이 세상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기계가 인간의 모든 일들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직업을 갖지 않는 상황에서도 이전처럼 만족스런 삶을 살 수 있을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혹은 기계가 해주지 못하는 일부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그 결정을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겨진다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되겠지만 이전처럼 만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유발하라리가 자신의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 하나는 현상황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자기의 꿈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국가나 민족이나 자기가 믿는 종교의 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존하며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자신과 주변 가족들, 이웃들을 위한 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의 인생에서 꿈을 찾는다는 것은 현상황에서 다가올 가까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고 그 미래는 바로 현존하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저자는 명상을 통해서 생명체로서의 자기 존재를 느끼기 위해 매일 2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사실 명상은 대부분의 종교에서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실행하지만 그가 하는 불교식명상은 내면에서 떠오르는 생각들과 이야기들을 없애고 오직 자신의 생명력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주관적 생각은 우리 뇌에서 작용하는 생화학적 알고리즘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미래에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을 스스로 할 수 있으려면, 다시 말해 자신의 꿈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삶을 살려면 진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하며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것인지 예측이 필요한 것 같다.물론 저자의 말처럼 2050년이 어떤 세상일지 알 수 없지만 그보다 가까운 미래를 바라보며 준비할 수는 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있는 중이다. 우리 가족의 행복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지만 다른 가족들의 행복 또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모두가 인정할 수 있으려면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사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며 평등은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을 의미한다. 기술의 발달로 더욱 편리한 세상이 오더라도 환경을 보호하지 못해 우리 행성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이 변하더라도 자기 인생의 중요한 결정은 스스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예견되는 어두운 미래가 아닌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고민해야겠다.



참고. 유발 노아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Photo by Isaac Smith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