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수철이다

늘어나는 건 힘들지만, 되돌아가긴 쉽다.

by 서규원

나는 늘 나의 성장을 꿈꾼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이란 나이를 먹음에 따라 커가는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향상되는 성장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의 성장이라면 이미 성인이 된 시점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성장은 통합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하며, 정신적으로 성숙한 삶이 되도록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크리스천인 나는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경건생활을 지속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성공을 꿈꾸지만 성공이라는 목표는 현재 상태와는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성공은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하고 어려운 목표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성장을 목표로 하게 되면 동떨어져 보이는 목표가 훨씬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 번에 얼마만큼 크게 성장했는지 신경 쓰기보다 성장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아주 조금씩 성장하더라도 멈추지만 않는다면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에는 눈의 띄게 큰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러한 성장을 꿈꾼다. 통합적인 성장을 위해 내가 생각한 성장 목표는 몇 개의 핵심 단어들로 대표될 수 있다. 신체적 성장을 위한 운동, 지적 성장을 위한 독서, 영적 성장을 위한 기도가 핵심이다. 이 목표들을 실천하기 위해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나오는 내용들을 적용해서 계획을 세워보려 한다.


운동과 독서, 그리고 기도는 내 삶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했으면 하는 좋은 습관들이지만 아쉽게도 지금 매일 하고 있지 못한 습관들이기도 하다. 우리가 습관대로 행동을 하게 되는 데에는 ‘신호-열망-반응-보상’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각 단계들을 이해하면서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지고 싶어 하는 습관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내가 하는 행동들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파악해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종이에 하루의 루틴으로 내가 자주 하는 행동들을 적어보는 것이다. 내 생각에 하루를 복기해 보면서 시간의 순서대로 내가 어떤 행동들을 하고 있는지 적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시간의 순서대로 적었다가 지웠다)


내가 어떤 행동들을 하는지 적어보는 것은 그 행동들을 내가 개발하고자 하는 좋은 습관의 신호로 삼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습관 쌓기’ 방법은 새로운 습관을 개발하기 위해 평소에 하지 않는 새로운 행동들을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자연스런 행동 뒤에 새로운 습관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특히 매우 쉽게 반복해서 하는 행동이나 매일 꼭 해야 하는 행동들과 연결해서 실천하게 되면 새로운 습관으로 개발되기 더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의 매일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나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을 늘 손에 들고 탄다. 그리고 직장에 출근해서 사무실까지 가는 10분 정도의 거리를 일반 도로가 아니라 등산로를 이용해서 출근한다(직장에 등산로가 있는 회사는 좋은 회사). 기도를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행동과 연결해야 할지 고민이다. 아마도 함께 할 누군가가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한다. 최대한 신호가 분명한 행동들과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새로운 습관을 개발하기 위한 두 번째 전략은 그 습관이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는, 5살, 3살인 내 딸과 아들과 더욱 열심히 놀아줄 체력을 기르기 위함도 있었다. 이성적으로는 아이들과 더욱 신나게 뛰어놀아주고 싶은데(우리 집은 1층이라 때로는 아이들이 과격하게 논다), 운동을 안 해서 놀아 줄 체력이 안 된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그래서 스스로 아이들과 교감하고 더욱 친근한 아빠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운동에 대한 필요를 상기한다. 이것은 아마도 아버지와 친근하게 놀아 본 경험이 부족했던 나의 성장과정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아이들과 친근하게 놀아주는 아버지가 되고 싶은 내 소망 때문인 것 같다. 독서는 기본적으로 내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로 매력적으로 보이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 나는 늘 독서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이는 책에 대한 내 특별한 욕심에도 크게 작용했다. 나는 한 때 출판사 사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초대형 도서관에 갔을 때,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른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독서와 함께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싶다. 그래서 매일 시간을 정해서 어떤 형식의 글이라도 꾸준히 쓰는 작가들을 동경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기도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좀 필요할 것 같다. 그동안 기도를 매력적인 것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기도는 힘든 것이라는 내 편견 때문인 것 같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행동들이 하기 쉬워야 한다. 그래서 언제 그 행동들을 할 것인지 정해서 그 행동들을 하기 쉽도록 미리 준비해 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지만 운동을 하기 위해서 미리 운동복을 준비하고, 운동 강도도 매우 하기 쉬운 레벨부터 시작한다. 독서도 거창한 목표보다 작은 단위의 목표를 실천하고 글쓰기도 시간을 정해서 작은 분량부터 시작하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읽고 쓸 것인지를 정해 책과 노트북을 미리 세팅을 해놓는 것이다. 기도도 미리 기도제목들을 준비해놓고, 기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배경음악도 준비해 보면 보다 수월하게 습관을 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원하는 습관들을 실천했다면, 중요한 일이 남았다. 그 행동들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만족스러운 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습관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방해 요인들을 찾아 제거해나가야 한다. 일본의 TV제품이 과거에 미국 제품을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들의 생산 공정에서 방해가 되는 것들을 꾸준히 제거해 나가면서 그 공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 막 개발된 습관을 잃어버리지 않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해요소들을 제거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보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위의 세 가지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왔다. 그런데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과거에 내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었더라면 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지금의 나는 습관을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노력해서 변화되기 전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곤 했다. 좋은 습관이 내 것이 되기 까지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것은 노력도 필요없고 시간도 금방이다. 마치 용수철처럼 탄성을 넘어서려면 일정 크기의 힘 이상이 필요하다. 나는 마치 내가 변화하기 위해 용수철에 묶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 변화하고 싶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만 긴장을 풀어버리는 순간 다시 되돌아가고 만다. 아주 빠른 속도로. 이제 가장 효율적인 전략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여정이 다시 시작된다. 새로운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시작해야 한다. 미래의 달라진 내 모습을 꿈꾼다. 그 때는 이미 늘어져버린 용수철이 되어 있기를.


#아주작은습관의힘 #제임스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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