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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Feb 13. 2020

유익한 일도 때론 포기해야 한다.

올바르게 노력하는 사람이 되자

  한적한 4차선 도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1,2 차로가 좌회전 차선이었는데 나는 2차로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었다. 마침 신호가 바뀌어 출발하려고 하는데 바로 앞에 있는 트럭이 움직이질 않는 것이었다. 평소같으면 경고음을 눌러서 앞 차에게 알려줬을테지만 그날은 옆에 1차로도 텅 비어 있는 상황이어서 옆 차로로 이동하여 주행을 했다. 앞의 트럭을 지나면서 트럭 운전자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는 신호가 바뀐 줄도 모르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신호 대기 중에 멈춰있는 차에서 잠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뭐가 그리 위험한 일일까 싶기도 하겠지만, 그게 반복되다 보면 신호대기가 아닌 상황에도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운전하게 될 수도 있고 자칫 사고가 날 수 도 있다. 그래서 명심해야 할 것은 운전대에 앉았다면 일체의 다른 행동들은 하지 말고 운전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방 주시와 방어운전만 철저하게 하더라도 사고를 많이 예방할 수 있는데 아마도 졸음운전, 음주운전과 함께 교통사고의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전방주시태만'일 것으로 생각된다. 운전 중에 가볍게 생각하고 하는 행동들이 집중력을 떨어뜨려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렉 맥커운의 책 [에센셜리즘]에서는 우리는 인생에서 필수적인 일과 비필수적인 일을 구분하여 정말 꼭 해야 하는 일들에만 집중하는 에센셜리스트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모두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가치있고 소중한 일들이 있고, 사람마다 그 가치에 차이가 나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건강과 가족, 자신의 꿈과 관련된 일들은 보편적으로 가치있는 일들에 해당되지만 개인의 성향이나 취향, 선호도에 따라 가치있게 여기는 일들은 달라질 것이다. 저자는 필수적인 일과 비필수적인 일(불필요한 일과는 구분된다)을 나누는 것을 '옷장을 정리하는 일'에 비유한다. 옷장을 정리하는 것과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은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가치에서 차이가 나지만 그 의도만큼은 잘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옷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옷장 안에 입지도 않는 옷들을 골라내어 처분해야 한다. 언젠가는 입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꽤 괜찮은 옷들도 과감하게 빼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즉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가치없는 일들을 그만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때로는 가치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정말 필수적인 일들을 더 잘 하기 위해 그만둬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모두가 꼭 기억해야 할 전제조건인데, '우리는 모든 일을 다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꼭 해야할 일과 포기해야 할 일로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본질적인 꿈이다. 자기가 진정으로 바라는 꿈이 무엇인지 알아야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꼭 해야할 일이 뭔지를 깨닫고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꿈이 계속 바뀌었는데 전에는 갖고 싶은 직업이 꿈인 경우가 많아서 그 직업을 갖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이 나의 필수적인 일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직업을 갖는 것이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직업을 통해 내 인생에서 드러내고 싶은 가치가 단지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환경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연구자로써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연구되는 기술들이 공유되고 활용될수록 세상이 나빠져가는 추세를 더욱 늦출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결혼 후 가족이 생긴 이후로는 가족들과의 관계와 행복한 결혼생활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적 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내 가족이 일보다 더 중요하다. 이것을 명확히 하기까지 많은 갈등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혼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여전히 내 삶에서 본질적인 목표를 찾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새로운 목표가 생기거나 목표가 달라져서 지금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을 그만둬야 하는 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 때가 온다면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자기의 본질적 꿈을 기준으로 자기 앞에 놓인 해야할 일들을 해나갈 때에는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우리 앞에 놓여진 일들은 시간의 급박함과 일의 중요성을 기준으로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것들은 1) 급하고 중요한 일과 2)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 3) 중요하진 않지만 급한 일, 그리고 4)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자기의 본질적 목표를 명확히 했다면 중요성이 낮은 일들은 제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 중요한 일들 중에 급한 일과 급하지 않은 일들 중 무엇을 먼저 해야할까?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고 싶은 유혹이 들겠지만 급하지 않더라도 더 중요한 것을 먼저 하려고 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급하다는 이유만으로 덜 중요한 일을 하느라 정작 진짜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포기와 거절이다. 어차피 다할 수 없다면 정말 중요한 일만 하는 것이 에센셜리스트의 삶이다. 포기와 거절로 인해 불가피하게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진짜 중요한 것은 안해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건강과 사랑하는 가족들은 소홀히 해도 즉각적으로 나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소홀히 하기 쉽지만 절대로 소홀히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기준(본질적인 꿈)으로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매겼다면 실천하는 것이 남았다. 저자는 실천을 잘 하기 위해 습관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찰스 두히그의 책 [습관의 힘]에서는 습관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뇌를 다쳐서 인지능력이 사라진 사람조차도 자기가 익숙한 환경에서는 습관에 따라 음식도 만들고 동네 산책도 할 수 있었다. 습관이라는 것이 그만큼 인생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의지만을 높일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익혀 습관에 따라 일을 해나갈 수 있다면 진정한 에센셜리스트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에센셜리스트의 삶이 적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비에센셜리스트는 많은 일을 적게 한다. 일하는 시간을 당장 줄인다고 에센셜리스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요하고 꼭 해야 할 일들을 더 잘 해야 에센셜리스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DMB 방송을 보고 통화를 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어떤 콘텐츠를 접하는 것은 운이 좋으면 곧바로 사고로 직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음악을 듣는다거나 동승자와 대화를 하는 것 역시도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때로는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다. 에센셜리스트라면 운전 중에 꼭 집중해야 하는 '운전' 그 자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차단할 것이다. 단편적인 예라 비약이 심하지만 우리 인생에서도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본질적인 일을 선택하고 그것을 더욱 잘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방해가 될 수 있는 일들은 그 일 자체가 유익할지라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에센셜리즘, 이 책은 우리 삶에서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 책을 읽어보고 에센셜리스트가 됐으면 좋겠다.



그렉 맥커운, 에센셜리즘 (2014)




Photo by Christin Hum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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