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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May 20. 2024

얼굴에 생기는 세월

자면서 생기는 주름

  주름과 수면습관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잠을 자면서도 주름이 생긴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는 그 기사에서는 베개 주름을 설명하고 있었다[1]. 중력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는 지구 환경에서 세월의 흐름을 피부의 변화로 느끼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우리 피부에는 피부를 지탱해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라는 물질이 있어서 한쪽으로 누워서 자는 습관때문에 생긴 주름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회복된다. 오랜시간 얼굴의 무게와 중력의 영향을 받아서 피부가 접힌 채로 있다보니 베개 주름이 생기는 것인데, 피부의 회복 탄력성이 떨어지는 노년기에는 자고 일어나도 주름이 깊게 패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보통의 다른 주름들이 가로 방향으로 생기는 것과 달리 베개 주름은 세로 방향으로 생긴다[2]. 우리가 표정을 지을 때마다 생기는 주름은 대부분 가로 방향이다. 얼굴을 찌푸리거나 눈을 치켜뜰 때 이마에 생기는 주름도 가로 방향이다. 얼굴 근육을 움직여 만들어지는 표정들은 우리의 얼굴 가죽을 대개 가로 방향으로 접히게 만든다. 이런 표정과 함께 우리는 그 표정에 맞는 감정들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잠깐 시간을 내어 머리 속에 떠오르는 표정을 지어보려고 해보라. 그 표정에 해당하는 감정들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표정을 지을수록 감정도 더 깊이 솟아난다. 반면 표정을 짓지 않으면서 그 감정이 생겨나도록 시도해보면 생각처럼 잘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얼굴의 표정이 드러날 때에 감정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표정을 지을 수 없다면 그 감정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주름이 생긴다는 것이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나는 30살이 되었을 때는 더이상 20대가 아니라는 것이 슬펐다. 30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40대가 되고보니 30대도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음가짐이 좀 바뀌었다. 나는 40대가 되니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40대는 30대처럼 어중간하지도 않고, 20대처럼 어리지도 않다고 생각되어 좋았다. 그리고 40대에 어울리는 표정을 지을 수 있어서 좋고, 가볍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때가 되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후에도 내 피부가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자면서 생기는 베개 주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는 등을 대고 자는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좋다. 사실 한쪽으로만 돌아누워서 자는 것도 불편해서 자세를 자주 바꿔주게 되는데, 이게 주름 방지에 약간 도움이 된다. 또한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주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물을 자주 마셔서 수분을 보충해 주고, 링클 케어 제품을 사용하여 피부 표면에서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그 외에서 운동을 한다거나 금연, 선크림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면 보다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베개를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실크 재질의 베갯닢과 실크 재질의 침대 시트를 사용하면 주름을 예방할 수 있다






  피부는 어떤 면에서 나무의 나이테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매해 하나씩 생기는데, 나이테를 분석하면 그 해의 온도와 습도, 기후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사람의 얼굴에 생기는 주름도 그 사람의 세월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데, 특히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생활 방식 특히 수면방식에 대해 알아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 개인의 삶은 그 사람의 피부에서 알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월을 자기 얼굴에 새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고 멋진 표정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다.




[1] https://theconversation.com/sleep-wrinkles-are-real-heres-how-they-leave-their-mark-217380

[2] https://academic.oup.com/asj/article/36/8/931/2613967?login=false





사진: UnsplashBruno Agui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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