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것

상대를 기억하는 일

by 서규원

인간관계에서 쉽게 될 듯 하면서도 많이 하는 작은 실수는 상대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분명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을 기억하지 못해서 '처음 뵙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잘못 알고, 때로는 다른 사람과 혼동하여 말실수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 때의 민망함과 미안함은 아무리 상대방이 괜찮다고 해도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무심코 아는 척을 했는데, 잘못 알고 있었을 때 아 좀만 더 신경쓸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정확히 알고 기억해주고, 심지어 우리 자녀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면 그게 또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심지어 어떤 책에서는 상대방이 고마워하는 포인트로 그 사람의 자녀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함 반가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인간관계를 좀 더 쉽게 만들어주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상대방은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알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억을 해줌으로써 기뻐하게 된다.


독특하게도 모르는 것은 크게 흠이 되진 않는다. 나는 상대방이 나에대한 어떤 정보를 모르는 것에 대해 화가 날 때는 별로 없었다. 그리고 내가 모를 때에도 상대는 그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다시 알려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알고 있는 척 말했다가 틀린 경우라면, 나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고 있던 사람도 나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모르는 것은 용서가 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서로에게 불편함을 남기게 된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다. 차라리 모른다고 할 걸. 그래서 다시 한번 정확한 정보를 듣기 위해 물어보고 다음에 잘 기억할걸 하는 생각 말이다. 나는 오늘 무슨 용기였는지 한 지인에게 '용인에서 오는 길이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당황하며 '저는 용인이 아니고, 수원에서 왔는걸요. 누구랑 헷갈리신 거에요??" 라는 반응이 되돌아 왔다. 그 때 내 머리 속에서 차라리 '어디서 오셨나요? 오시는 길이 힘들진 않았나요?' 라고 물을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사과로 대화가 잘 마무리되긴 했지만 내가 좀 더 신경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가 되었다.


작은 관심과 재치에 관계는 좋아질 수도 있고, 무모한 용기와 무신경함이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빠른 사과는 관계를 유지하고 회복하는 데 필수다.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좀 더 세심한 배려의 모습을 보이도록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일상에서의 상대를 기억하는 작은 노력들이 좀더 편안한 인간관계를 쌓아가는 비결이 될 것이다.







사진: UnsplashEverton V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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