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기질을 가지고 끝없는 배움의 여정

삶은 어떤 이상적인 모양을 닮아가려는 노력

by 현월안




단풍잎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단풍잎은 인간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했으나, 저마다 다른 빛과 결로 가을을 맞는다. 같은 시간을 지나왔어도 어느 잎은 붉게 타오르고, 어느 잎은 황금빛으로 고요하다. 그 차이는 다름이 아닌 그 시간이 지닌 서사의 깊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이 자연스럽게 세월의 속도에 스며들 듯, 단풍의 색 또한 지나온 햇살과 비바람의 기록이다.



인간은 삶은 누구나 비슷하게 출발을 한다. 숨 쉬는 것도 상처의 통증도, 사랑을 갈망하는 마음까지도 그렇다. 그러나 삶의 경로는 놀라울 만큼 다르게 갈라진다. 같은 시간을 살고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누군가는 미세한 변화에도 금세 반응하고, 누군가는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여유 있게 유유히 방향을 찾는다. 그 차이는 학습이기도 하고, 먼 곳으로부터 받은 기질이기도 하고 또 알 수 없는 기운의 작용이기도 하다. 기질은 배움과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흘려보낼지 조용히 나뉜다. 그래서 삶의 시간은 중립적이지 않고 같지 않고 서로 확연히 달라진다.



사회는 끊임없이 놀라울 만큼 변화를 요구한다. 집단의 리듬에 맞추는 법, 변화의 속도를 견디는 법, 역할을 수행하는 법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그 깊은 시간을 지나면서 삶은 점점 개인의 방향이 된다. 어떤 이는 최단시간 안에 내일을 당겨오고, 어떤 이는 고요하게 긴 시간을 쓰며 그 자리를 다진다. 모두가 같은 것을 배워도 서로 다른 이가 되는 이유다. 그것은 나름의 계산이기도 하고 이끌림이고 꾸준하게 이어가는 방향이다. 기질이 손짓했고, 배움은 그 손을 잡아 더 먼 곳으로 데려가 깊이를 알게 한다.



타고난 기질과 배움은 서로를 길들인다. 기질은 배움을 선별하고 배움은 기질을 또렷하게 한다. 서로 상호작용 속에서 나름의 모양을 얻는다.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와 무엇을 흡수하며 있는지를 알게 된다. 선택의 누적과 경험의 시간이 한 사람의 윤곽을 만든다. 그래서 삶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의 조각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깎아내는 조각가이기도 하고 또 누구에 의해서 깎여가는 조각이기도 하다.



삶의 배움은 어떤 이상적 모양을 닮아가려는 노력이기도 하고 또 자기 모습 그대로 건강하게 존재하기 위한 여정이다. 그 모양으로 최선으로 살아낼 때, 삶은 유연하고 자연스럽다. 단풍잎이 가을을 증명하듯, 인간의 삶도 저마다의 색으로 시간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끔은 내가 가진 색이 충분히 선명한지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단풍의 아름다움은 균일함이 아니라 다양한 빛깔에 있다. 같은 나무에서 태어났기에 가능한 다름, 다르기에 드러나는 미세하게 다른 아름다움. 인간의 삶도 그러하다. 서로가 길들여 온 작은 차이로 인해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누군가의 화려함을 보고 나의 반면이 되어 균형을 만들고, 누군가의 아픈 침묵은 그 깊이를 더한다. 그렇게 세상은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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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의 모양으로 하루를 만든다. 완벽이기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 안에 서있기에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햇살이 닿으면 기꺼이 빛을 내는 나뭇잎처럼. 삶을 돌아보면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또 다른 것처럼. 나의 결을 한 움큼 가지고 살아간다. 그 대단한 진실을 다양한 삶의 색채를 시간을 훌쩍 쓴 뒤 이 만큼에서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