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월안 Jan 18. 2024

진심으로 빠져드는 일

좋아하는 것을 할 때 그 기쁨



    뒤늦게 피아노를 배우며 행복해하는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삶이 달라진 것처럼 행복해하는 마음을 읽었다.

회사의 일과 육아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어버리고 한 곳에 몰입을 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삶에 활력을 주는 것을 놓치지 않고 건강하게 배우면서, 만족하는 그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보기 좋아 보였다.

음악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까지 피아노를 쳤다는 그녀는 간절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기에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피아노 독주회를 꿈꾼다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가 뭔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이 한 가지씩 있을 것이다.

한때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소설에  빠져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신작이 나오면 제일 먼저 구매하고 싶은 정도로 살짝 내려온 평이한 마음이지만 말이다.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생각의 깊이가 달라질 것만 같은 기쁨은 손에서 책을 떼지 못하는 재미를 뛰어넘는다.

하루키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차근차근 인생을 쌓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굴절 없는 존중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루키작가 특유의 그 차분한 절제가 역으로 읽는 이의 심장을 슬픔으로 저릿하게 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잔잔한 문체가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그렇게 아름다움과 슬픔이 만나는 곳에서 애틋하기도 하고, 그리움과 먹먹하게 다가오는 복잡한 질감의 감정들이 한데 넘실 거리는 것 같은 표현들.

슬픔이 끝내 아름다움으로 남아서 오래 간직될 수 있다는 것을, 인생의 슬픔과 상실로 가득하지만 끝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나는 하루키 작가의 소설을 통해서 알았. 



    사람들은 각기 특성에 따라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작가가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통해서 내면을 따라가 보면, 담담하게 속 깊은 문체로 등장인물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읽을 때면, 작가의 이해와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임에 대한 연민의 마음까지 읽힌다.

한 사람의 작가 일대기를 쭉 나열할 만큼 다 꿰고 있는 작품들이라서, 작가 스스로 여러 가지 힘든 감정들을 몸소 겪고, 작가 스스힘들게 대작의 능선을 관통하는 것을 보면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그래서 한 작가를 파고들듯이 좋아하고 그 이끌림에 빠져들고, 알아가는 쾌감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일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 한 권을 한달음에 읽어내야 직성이 풀렸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완급조절이 될 만큼 세월을 먹었지만,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하루키작가에게 심취했을 때. 그때는 내가 몰입이라고 말했지만 곁에서 보는 이들은 '좀 과한 거 아냐~~'했을 테니까 말이다.

뭔가 대상을 정해두고 좋아하고 배운다는 것은 대단히 행복한 일이다. 중년여성들이 임영웅노래에 빠져 그의 콘서트가 연일 매진이라는 것을 보면, 대상이 다를 뿐이지 좋아하고 빠져드는 심리는 모두가 같은 심리일 것이다. 그곳에서 잠시 내려놓고 쉼을 얻고, 용기를 얻고, 위안을 받는 일은 대단히 경이로운 일이다.



    뭔가를 좋아하고 배우고 익히고 나를

전시키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게 어떤 '대상'맞닿았는지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라서 중요한 것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모두 겉으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여도, 저마다의 결핍과 고통을 가지고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최선의 노력으로도 그것을 극복할 수 없는 슬픔을 끌어안고 있는 것처럼 헛헛함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약간의 결핍과 좋아하는 것이 맞닿으면 깊숙 그것도. 거침없이 빠져들며 재미를 느끼고 위안이 다.

어떤 것에 진심으로 빠져드는 일은 그 사람을 만들기에 소중한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