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여인은 부자로 살았다
인생의 출발이 빨랐다
부자라는 거대한 이름
탄탄대로를 달리며
그녀의 삶이 반짝반짝 빛났다
누릴 만큼 누렸다.
그런데
인생의 중반에 그녀가 꼬꾸라졌다
가업이 부도가 나고
나락으로 떨어진 그녀의 주변은
온통
검은빛으로 가득하다
한참 젊은 나이에 누리던
그녀의 무지개는 영원할 줄 알았다
부러움을 넘어서
많은 사람의 중심에 그녀가 있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힘쓰고, 힘주고, 없는 힘까지
억지로 만들어낸다
누구나가
과하게 뽐내는 게 습관이 되어
힘 빼는 법을 잊어버리고 만다
그녀가 가진 벌룬에 힘이 빠졌다
삶은 원래 적당히 힘을 빼야
자연스러운 것이다
인생은 단거리 경기가 아니다
인생은 장거리 경기다
인생은 포기하지 않으면 살아진다
한번 넘어졌다고 중간에 삐끗했다고
삶이 어딜가지 않는다
인생은 진행 중이고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평범하게 있는 듯, 없는 듯,
소소하게 살아가는 삶도
그리 나쁘지 않다
작은 것에서 샘솟는 기쁨을
맛보는 것도 꽤 괜찮다
가진 것을 좀
손에서 내려놓으면
삶은 원래 단순하고 간단해진다
그녀에게 희망이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