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보다 오래된 사람들

여고 때 담임 선생님을 만나 반창회를 했다

by 현월안


여고시절 선생님을 만나

반창회를 했다

시간의 기억보다 오래된 사람들,

순간. 그때 그 교실로 돌아갔다


선생님 미소 안에 든 수많은 시간들,

묵묵히 지나온 교단의 무게,

존재가 흘러온 방향에 대한

깊은 응시가 담겨 있다


모두가, 그때의 친구들이다

소리 없이 자라난 추억 속에서

깊이를 더해 온 시간들,


그 시절, 얼마나 고요하고 맑았던가

모든 걸 가질 수 있을 것처럼

하루를 떠들썩하게 즐거웠던 시절,


그때 하늘은 왜 그렇게 파랬을까

편지는 왜 그렇게 간절했을까

비밀 하나에도 온 세상이 흔들리던

그 시간이, 너무 멀고도 가깝다


수십 년이란 시간은

당신 앞에선 똑같은 제자라는 것을

여전히 당신 안에 살고 있고,

당신은 우리 안에 남아있다

당신은 우리 인생에

처음으로 따뜻했던 분이었다고,


짧은 만남 속에서

눈빛으로, 웃음으로, 젖은 눈으로,
수십 년이라는 이름의 세월,

우리는 멀어지지 않았다

더 단단하게 그리워할 것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통해 자신이 되고,

기억은 시간보다 오래 살아있다

그래서 삶이 덜 외롭고,

그 기억으로 살아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