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숨결
8월의 하늘
그날따라 더 푸르렀다
빛과 그림자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긴 겨울을 보내고 온 봄처럼,
민족의 심장은
마침내 억눌린 숨을 토해냈다
오랜 세월,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고
노래를 부르지 못했고,
마음속의 언어마저 숨겨야 했다
긴 침묵 속에서도
작은 빛 하나는 꺼지지 않았다
말,
글,
웃음,
꿈마저 묶여 있던 긴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저항의 불씨로 견뎌냈다
누군가는 총칼 앞에서
누군가는 차가운 감옥 속에서
또 누군가는 낯선 땅 망명길에서
빛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길 위에 흩어진 피와 눈물은,
2025년 8월
푸른 하늘을 물들였다
광복은
단지 국경 위에 그어진 선이 아닌,
마음속에 되살아난
외침이었다
잊힌 이름들이 다시 불리고,
숨겨진 노래가 다시 울리고,
태극의 물결이 바람에 살아났다
그 깃발이 바람에 흔들린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보이지 않는 희망과 빛으로,
역사는 과거에만 있지 않다
오늘, 글자 몇으로
의미를 되새겨본다
그날의 숨결은
이 순간에도
모두의 가슴속에서 타오르고 있다
기억하는 한,
그 숭고는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