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언 고닉' 정신 분석
도시는 언제나 살아 있다
빛과 어둠, 소음과 고요,
거리의 냄새와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의 거대한 심장처럼 뛰고 있다
"혼자라는 건 무엇인가,
그럼에도 살아 있다는 건 무엇인가"
한때 그녀는 사랑에 자신을 던졌다
그것은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는 듯하지만
곧 태양처럼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두 번의 결혼, 수많은 연애, 끝내 맞닥뜨린 공허
사랑은 삶의 중심이 아니라
삶을 잠시 비추는 불꽃일 뿐이라는 것을
사랑이 꺼진 자리에서,
그녀는 오히려 자신을 다시 본다
더 이상 누군가의 짝이 아닌,
짝 없는 여자로서의 생
그 짝 없음은 결핍이 아니다
도시의 수많은 얼굴 속에서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을 발견한다
골목의 행인, 노점의 상인,
지하철의 낯선 눈빛,
그녀의 오래된 친구 레너드와 에마,
그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 살아간다
우정은 때로 사랑보다 더 뜨겁고,
더 길고,
더 진실하다
그들은 서로의 결핍을 이해하고,
함께 고독을 견디고,
도시라는 심장의 맥박 위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찾는다
뉴욕,
그녀의 도시
그곳은 그녀에게 자연이자 운명이다
시골의 아이들이 들판을 뛰놀 듯
뉴욕 거리를 걸으며 자랐다
벽돌과 철조망, 소음과 불빛이
그녀의 강이 되고 산이 되었다
도시는 그녀의 거울이고,
자기 발견의 무대였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제 각기 다른 고통과 기쁨으로 살아가고,
서로의 그림자를 비춘다
"이곳을 기쁨으로 가득 채우려면
우리 모두가 필요하다"
그것은 도시와 인간에 대한
가장 단단하고 따뜻한 신념이다
우정은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로맨스의 대체물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언어다
친구들의 대화에서,
이웃의 손짓에서,
거리의 이름 모를 얼굴들에서
자기를 알아가는 길을 배운다
사랑이 아닌 우정으로,
소유가 아닌 공감으로,
그녀는 세상을 다시 쓴다
그 길 끝에서
홀로라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자유이며,
고독은 결핍이 아니라 자각이다
그녀는 도시의 군중 속에서
가장 완전한 자신으로 존재한다
누구의 짝도 아닌,
그저 자신으로서 빛나는 인간으로,
"사랑이 전부가 아니란 걸
뉴욕을,
그리고 자신을 사랑한다"
그녀의 걸음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도시가, 그리고 삶이,
여전히 대화 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