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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를 읽고

'모리오카 마사히로' 생명 철학

by 현월안




살다 보면 가끔 묻게 된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리고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나았을까


세상은 나에게 끝없는 고통의 목록을 건넨다
불안, 고립, 불평등, 갈등, 기후, 돈...
삶은 마치 행복을 방해하려고 만들어진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속삭인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 말은 절망의 바닥에서 새어 나오는 마지막 숨이다


그렇다면,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어디에 있을까
없음으로 돌아가면,
슬픔도, 사랑도, 생각도, 이 순간의 숨결도 사라진다


오이디푸스의 비극 속에서,
부처의 깨달음 속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그림자 속에서
같은 질문을 따라간다
그리고 마침내,
탄생 부정의 끝에서
탄생 긍정이라는 조용한 빛을 발견한다


태어난 이상 살아야 한다는 의무와
살아 있는 이 찰나에
눈부신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가려는 결단,

고통과 모순을 껴안고도,
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라고 말하는 용기,


철학은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의 씨앗 하나를 건져 올린다
그 씨앗은 작고, 연약하고 흔들리지만
그 안에는 '태어나서 다행이다'라는
가장 단단한 물음이 자라고 있다


살아 있음은 축복이고
살아 있음은 여전히 가능성이다
오늘의 숨, 눈물, 오늘의 사랑이..
모두 존재의 이유가 된다면,
이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따뜻한 깨달음도
누군가의 손을 잡는 순간도,

없었을 테니까

그래서,
고통 속에서도 조용히 미소 짓는다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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