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린다
겨울비가 종일 내린다
창문 밖에는
깊은 겨울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고요히 떨어지고 있다
한겨울이건만
아직 겨울다운 추위가 아니다
겨울인데도 어딘가 모를 온기를 품고 있다
겨울비 내리는 오후,
작은 빗방울이 창문 위를 따라
수채화처럼 흘러내린다
그 그림 속 물방울은
아름답다 못해
가을 어느 날처럼 운치가 있다
창밖의 풍경은
마치 흑백사진처럼
고요하고, 우아하기도 하고,
빗소리와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찬바람을 타고
차분히 가라앉는다
우산을 쓴 채
서둘러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한겨울에 맞이하는 겨울비가
낯설기도 하지만
그 색다른 감각이 그리 나쁘지 않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은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평화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온기와 희망을 건네는
특별한 순간이다
이 비가 그치면
새하얀 눈의 세상,
진짜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온 대지를 하얗게 덮을
눈을 기다리며
그래도 덜 춥기를
조심스레 마음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