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브런치 포스팅은 그만뒀지만, 그 이후에도 간간히 잡다한 주제로 글을 썼었다. 집에서는 다이어리에, 밖에서는 핸드폰 메모장에 뭔가를 써야겠다는 충동이 들 때마다 적곤 했다. 충동은 아무런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느껴질 때, 2시간 분량의 영화와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본 뒤 ‘재밌네’라는 말만 남기는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찾아왔고, 그러한 충동은 정제되지 않은 텍스트로 여백을 채우고 나면 사라지곤 했다.
그렇게 작성된 글은 대체로 내용의 종결과 무관하게 감정의 소멸로 인해 끝맺음됐기에, 도입부 또는 결론만 덩그러니 있거나, 지나치게 격정적이고 냉소적인 문체들로 이뤄졌었다. 글의 완성과 일말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라도 다시금 잠재적 독자가 있는 곳에 글을 노출시키기 위해 탕아처럼 돌아왔다. 1명이라도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과 아무도 읽지 않을 때의 차이란,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글 역시도 0과 1의 차이가 1과 100의 차이보다 크게 영향을 끼친다.
2016년도 과거에 비해 미디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 시기였지만, 5년이 지나 돌아온 지금은 그때보다 더욱 드라마틱하게 세상이 바뀐 것 같다. 읽는 사람보다 보는 사람이 많아진 건 아득히 오래전이지만, 이제는 보는 사람보다 찍는 사람이 많아 보인다. 세상은 blog보다 vlog가 흔해진 그야말로 대유튜브시대로 접어들었고, 기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평도 유튜브로 남겨야 주목을 받는 이 시대에 나는 다시금 브런치로(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와 같은 텍스트 위주의 플랫폼을 포함하여) 돌아왔다. 0에서 1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돌아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1명보다는 100명, 100명보다는 1,000명이 보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돈 욕심 없다고 말하는 사람만큼 돈 욕심 많은 사람 없다는 속설도 있듯이..) 무슨 장사를 하건 입지가 생명인데, 유튜브나 브런치나 권리금 없기는 매한가지인데도 굳이 브런치를 선택한 건 순전히 과거에 이곳에 터를 일궜었다는 연어 본능 때문일까.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하는 글에는 2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글을 다 마치지 않는 것이고, 그 다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