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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천 Jun 17. 2016

중국이 게임까지 앞서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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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IT

게임 공룡 된 차이나 '펭귄'.. 한국, 비상작전 있나


요약: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는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사 슈퍼셀 인수에 나서며 게임 업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텐센트의 슈퍼셀 인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등 히트작을 배출한 모바일 전문 게임사다. 지난해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WSJ에 따르면 텐센트는 슈퍼셀의 지분 73%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을 사들일 예정으로, 인수 대금은 90억 달러(약 10조 5100억 원)에 달한다. 게임 업계에서는 “경쟁력 향상만이 돌파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로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기술력 향상과 인수합병 등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힘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전에 친구와 저녁을 먹는데 친구가 요즘 하는 모바일 게임을 보여줬다. <삼국지 디펜스>라는 게임인데 예전에 워크래프트3에서 유행했던 타워디펜스 모드와 삼국지 캐릭터를 합쳐서 만든 거란다. 직접 해보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다양한 캐릭터 때문에 한 번 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친구에게 어디서 만든 건지 물으며 컴투스와 게임빌을 먼저 이야기했는데 한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했다. 

응? 분명 한글로 되어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되물으니 오히려 내게 게임 안 하는 티 내냐며 타박했다. 최근 인기 게임들은 2개 중 하나가 중국에서 만든 거라고 했다. 


한창 게임을 많이 하던 4년 전만 해도, 게임업계에서 찾을 수 있었던 중국의 자취는 스토리와 프로게이머뿐이었다. 일본 회사인 KOEI가  앞으로도 1000년은 우려먹을 듯한 삼국지와, 미국 게임에서 주인공들이 잠입하는 공산주의 빌런이 늘 그들의 역할이었다. 게임 대회는 언제나 결승까지 올라와서 한국 선수에게 패배하는, 대륙의 홍진호의 모습이 내가 아는 중국과 게임의 연결고리였다.

이후 자본을 이용하여 여러 게임 회사를 인수하는 소식이 종종 들려왔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국내 게임업계에도 지분을 획득했고, 대한민국 국민게임인 LOL까지 가져가더니 이제는 모바일 게임의 대표작인 클래시 오브 클랜까지... 


하지만 더 무서운 소식은 중국이 게임을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위에 적었던 친구의 이야기처럼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로 나온 중국 게임을 한다고 한다. 중국이 이처럼 빠른 시일 내에 게임 퍼블리셔로서의 위용을 갖출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나처럼 게임업계의 문외한이던 사람만 놀랄 일이었고,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게임업계에서도 우리를 제칠 거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기사에서도 나왔다시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촉각만 곤두세울 뿐 다른 방비를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중국 자본이 게임 인수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 쪽으로도 동시 다발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촉각만 곤두세우면 고통만 더 심해질 뿐이다.


1-3-9


저 숫자는 '1년의 9배의 연봉을 3년간 지급하는 중국의 조건'을 말한다. 정말 동화 같은 이야기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27살의 내가 30살까지 중국에서 일을 하면 54살까지 벌 돈을 모은다는 거 아닌가. 물론 나에게는 그런 오퍼가 올리 없지만 중국판 신데렐라 전략에 한국의 우수 개발자들이 중국 회사들로 건너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 높게 측정해주는 회사에 가지 않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에 누구도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 한국 회사들은 같은 조건을 제시할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 앞으로도 인력 유출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유출이 줄어든다면 아마 한국의 성장이 아닌, 중국 기술력의 성장 때문일 것이다. 그때가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중국에서 박지성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해보라, 11명의 박지성을 키우게 된 중국. 우리에게 그만한 공포가 또 있을까    



제조업을 지나 이제는 게임업계까지 중국이 일어서고 있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기술적 우위 혹은 기술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봤지만, 도무지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정말 우리가 중국을 무시할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경험한 유일한 세대로 기록되는 것은 아닐지..... 중학교 때 4성 발음이 안되어서 포기한 중국어가 오늘따라 더 아쉽게 느껴진다. 니 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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