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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미 Jun 30. 2024

수영장에서 캣워크

실내수영


수영장에서 캣워크


물공포증이 있던 나는, 물속에 처음 얼굴을 들여놓았을 때 수경을 낀 채로 눈을 감았었다. 무서웠지만 귀에 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느끼면서 묘한 해방감도 같이 들었다. 나는 매일같이 물과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갔다.


수영을 통해 얻은 자신감은 샤워장에서 수영장 물속까지 15초 남짓한 거리를 화려한 수영복을 입고 걷는 즐거움으로 이어졌다.


수영을 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영복 코디를 뽐내기 위해 갔다.


같은 수영복을 반복해서 입는 것은

나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다.


나의 통장 잔고는 빠르게 비워졌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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