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아이 학교에서 공부 잘 하고 있나요?
영어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잘 듣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과목이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영어 교과서는 매시간 게임을 하면서 영어를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영어를 잘하건 못하건 모든 학생들이 게임에 즐겁게 참여하면서 영어를 사용한다. 필자가 영어 전담교사를 하던 때를 돌이켜보면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영어 수업시간을 참 좋아했다. 정확히 말하면 영어 게임을 좋아했다. 대체로 영어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은 없다. 왜냐하면 멍하니 있으면 우리 모둠 게임 점수가 깍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는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한 과목이기도 하다. 영어는 모든 과목 중에서 학생 수준 편차가 가장 많이 나는 과목이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는 3학년부터 정규과목으로 편성되는데 가벼운 인사말과 알파벳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한다. 어떤 언어든 첫 단계는 단어 및 간단한 문장 암기이다. 외국에 살다오지 않은 이상에야 영어는 100% 얼마나 암기했느냐에 달려있다. 현실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외국인을 만날기회는 거의 없다. 외국에서 살다오거나 매일 외국인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는 경우 영어는 의사소통수단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 영어는 그저 암기 과목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러번 반복해서 복습하지 않으면 암기한 것 마저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년은 주 2회, 고학년은 주 3회 영어수업이 있다. 주 2~3회 학교수업만으로 학원에서 매일 영어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확실히 영어는 인터넷 강의, 방과 후 학교 수업, 학원, 과외를 하는 학생들의 실력이 학교수업만 듣는 학생들 실력보다 앞선다. 그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반복 학습'시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만 하면 영어를 '잘'하게 되는걸까? 아니면 영어학원을 2,3군데 보내면 다른 아이보다 더 잘하게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학습의 양과 학습 효율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즉 영어학원을 아무리 많이 다녀도 영어 실력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학습 방법에 원인이 있다. 확실히 영어학원을 다니면 단어를 많이 외우게 된다. 하지만 단어의 뜻은 아는데 읽을 줄은 모른다. 발음기호를 무시한채 엉터리로 발음하며 단어를 외우고 있다. 왜냐하면 일단 학원 단어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우려고 노력을 많이 해도 이상하게 며칠 뒤면 그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문장 해석하는 법을 배운다. 문장을 해석하려면 문법부터 시작해야한다고 해서 문법 강의를 듣는다. 아이들은 영어가 재미없다. 영어가 싫어진다. 엄마에게 영어가 어렵고 싫다고 얘기한다. 학원에서는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기 위해서 영어 회화반도 등록하라고 한다. 영어 회화반을 등록한다. 영어 회화반에는 최소 7명의 학생들이 동그란 탁자에 앉아있다. 원어민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원어미선생님이 읽고 학생들이 따라한다. 가끔 게임도 한다. 학원에서는 영어를 아주 잘 공부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단어 점수도 좋고 높은 학년의 문장도 곧 잘 해석한다고 한다. 회화 수업도 즐겁게 참여한다고 한다. 3년 넘게 영어학원에 다닌다. 그런데 영어학원을 다닌 만큼 영어를 '잘'하게 되었을까? 초3부터 중고등까지 9년 동안 영어학원을 다녀도 왜 원어민과 일상대화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는 리스닝 양이 적어서이다. 많이 듣다보면 읽기, 문법도 자연스럽게 실력이 높아진다. 3살짜리 아기가 문법을 배우지 않아도 말을 쫑알쫑알 잘 하는 것은 엄마 아빠로부터 한국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에게 매일 20분 영어로된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틀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대신 한글자막으로 한 번 보여주고 그 이후부터는 한글 자막은 없어야한다. 또한 똑같은 애니메이션을 10번이상 시청해야한다. 매일 다른 영상을 틀어주는 것은 학습효과가 없다. 똑같은 영상을 10번이상 보면 기억하는 문장과 단어가 생긴다. 특정 문장을 말할 때의 억양이 자연스럽게 체득된다. 이러한 방법을 1년 이상 지속한다면 다른 학생들보다 영어 발음과 억양이 확실히 개선된다. 문법을 배우는 속도도 빨라진다. 왜냐하면 암기하고 있는 문장의 양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영어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진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때 그 효율이 극대화된다. 그래서 필자는 화상영어를 적극 추천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쳐보면 수십개의 영어 화상사이트가 나온다. 현지에 사는 원어민과 줌 또는 스카이프로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정도 통화하는 사이트이다. 영어는 확실히 원어민과 1:1로 대화할때 드라마틱하게 성장한다. 단체로 하는 영어회화반은 그 효율이 매우 매우 낮다. 되도록 1:1로 대화해야한다. 그래야 집중력이 높아진다. 필자는 주2회 20분수업에서 시작하여 최대 주 3회 30분 수업으로 늘려갈 것으로 추천한다. 화상 수업을 진행할 때 주의 할 점은 미리 말할 내용을 준비하고 암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맨손으로 수업에 참여하면서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가만히 듣고 앉아있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자기소개 5분 말하기, 주말에 한일에 대해 5분 말하기, 가족에 대해 5분 말하기,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10분 말하기, 기사문에 대해 10분 의견말하기 등 본인이 스스로 스크립트를 준비하여 말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크립트를 스스로 완성하기 어렵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자기소개문을 암기하여 말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아직 아이가 문장을 말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단어나 문장을 읽고 발음을 교정받을 수 있겠다.
똑똑한 엄마의 영어공부 점검법은 남들과 다르다. '더 이상 어느 학원이 영어 잘 가르쳐요?'라고 묻지 말자.
오후 7시. 매장 문을 닫는다. 그래, 오늘 하루도 잘 벼텼어. 가까운 마트에 들러 과일을 사고 총총걸음으로 집에 오니 8시.
"엄마다!"
"응, 지영아. 밥은 먹었지?"
"응, 엄마. 냉장고에서 반찬 꺼내서 전자레인지 돌려먹었어. 뭐 사온 거야?"
"포도. 엄마가 포도 씻어줄게."
포도를 씻어 테이블 위에 놓았다. 지영이는 포도 한알을 따서 오물 오물 먹는다. 씨를 퉤퉤 뱉고 다시 한알을 따서 오물거린다.
"오늘 학교 재밌었어?"
"응."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했어?'라고 물으려다가 교과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지영이는 국어교과서를 들고 온다. 나머지 교과서는 학교에 있어서 다른 과목은 내일 확인하기로 했다. 지영이는 엄마가 갑자기 왜 교과서를 다 가져오라고 하는지 알쏭달쏭한 눈빛이다.
"엄마가 지영이 교과서 구경도하고 공부 열심히 했는지 보려고 그래. 엄마가 봐도 되지? 잠깐만 보고 돌려줄게"
지영이는 교과서를 넘겨보는 엄마를 바라보며 나머지 포도를 오물거리며 먹는다. 엄마는 국어책부터 찬찬히 살펴본다. 몇 개 빈칸이 있긴 하지만 성실하게 잘 썼다.
"우리 지영이 공부 열심히했네. 지영아 우리 이번 주말에 같이 서점으로 놀러갈까? 으스스 무서워 학교괴담책은 여러번 읽었으니까 그건 도서관에 기부하는 대신 엄마가 지영이가 좋아하는 책 사줄게. 그리고 우리 지영이 수학문제집도 사고 말야."
엄마는 지영이를 위해 똑소리 나는 엄마로 바뀌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오늘부터 매일 10분 지영이를 위한 학습 점검으로 하나하나 바꿔나갈 것이다. 엄마는 깨닫는다. 지영이는 매일 진수성찬 한상을 차려주지 않아도 예쁘게 잘 크고 있다. 지영이는 엄마의 관심으로 바르게 자라고 있다.
(다음글에 엄마표 학습점검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