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나요?(2)

by 다이앤선생님

Ⅱ 똑똑한 초등맘들만 아는 비밀


앞 글에 필자는 아이들 친구관계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화해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감정적으로 미숙하다. 그래서 '요즘 우리 사이가 어색한 것 같아,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사과하고 싶어, 미안했어, 우리 다시 친하게 지내자.'와 같은 말을 잘 꺼내지 못한다. 가끔은 담임교사로서 아이들이 화해를 하지 못하고 꿍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답답해서 고구마 백개를 먹은 것 같을 때가 있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친구와 싸우고 끙끙거리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화해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 싸운 친구에게 한 두 마디를 걸어본다. → 친구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 친구가 나를 상대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눈빛으로 신경전을 벌이다가 서로 째려본다고 생각한다. → 말을 걸지 않는다. 다른 친구와만 논다. → 서로 소외시키고 따돌린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이 한 두 달 지속되면 그야말로 앙숙이 되는 것이다. 선생님과 엄마는 이렇게 얘기한다. '네가 먼저 친구에게 말을 걸어보거나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건 어떨까?' 그러나 아이들은 친구에게 한 두 마디 걸어보고 반응이 시큰둥하면 그대로 그 관계를 놓아버린다.



필자가 6학년 담임을 하던 시절에 우리 반에 두 달 넘게 서로 불편하게 지내던 두 명의 여자아이 A, B가 있었다. 원래 이 두 아이는 서로 곧 잘 노는 친한 사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A는 B를 퉁명스럽게 대하고 다른 친구와만 놀기 시작했다. B는 A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B도 A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다른 친구와만 놀았다. 이렇게 시작된 불편한 관계는 서로 째려보고 흉보는 관계로 이어졌다. 이 두 명의 아이는 사실 다시 친해지길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과 후 이 아이들을 따로 불러 세워서 '오해한 게 있다면 풀고 싶어. 우리 다시 친하게 지내자.'라는 말을 이끌어낼 때까지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자신이 사과했는데 거절당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는 게 입을 꾹 다물었던 주된 이유다. 아이들의 관계는 어른들과 달리 특별한 이해관계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오해한 부분이 무엇인지 묻고 서로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금방 화해할 수 있다. 다만 그 말을 꺼내기까지가 참 어려울 뿐이다.



아이들이 하는 말 중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 친구가 받아주지 않았어요.'라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요즘 아이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참 대충 한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응 미안 ㅋ' , ' 아 미안.', '미안하다. 끝.' 이런 느낌으로 사과하는 걸 보면 그걸 사과라고 받아주는 친구의 마음이 넓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에 비해 여자 아이들은 훨씬 마음을 담아 미안하다고 하는 편인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방 아이의 마음속 앙금이 가시질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유치원 때의 일까지 기억하고 마음속 앙금으로 남겨두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한번 사과하는 것은 사과하는 게 아니다. 만약 사과했을 때 상대방 여자아이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면 여러 번 사과하면 된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러 번 사과하는 비굴한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과해야 하는 이유만 확실하다면 여러 번 사과해도 된다. '아니 왜 우리 애만 만날 미안하다고 사과하여야 돼?'라고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 아이의 마음이 좁구나'라고 생각해야 한다.



Ⅲ 똑 소리 나게 사교성 좋은 아이로 키우는 법


사교성이 좋은 아이는 외향적인 아이가 아니다. 많은 학부모들의 예상과 달리 반에서 사교성과 외향적, 내향적 성격은 서로 다른 별개의 것이다. 의외로 학교에서 진짜 인기가 많은 아이는 양보하는 아이이다. 겉보기에는 외향적이고 운동을 잘하는 아이 주변에 친구가 많아 보인다. 그러나 교실 자리 배치를 하느라 옆자리에 앉고 싶은 친구가 누구인지 투표를 해보면 그 결과는 무조건 '양보를 잘하는 친구'가 1등이 된다. 엄마는 우리 아이가 주도적으로 앞장서서 센터를 차지하길 바라겠지만 사교성이 좋은 아이로 키우려면 양보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필자가 3학년 담임을 할 때의 일이다. 쉬는 시간에 과일이나 떡 같은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간식타임을 준 때가 있었다. 아이들은 떡이나 빵을 서로 나눠먹었다. 그중 한 아이는 매일매일 블루베리를 가져왔다. 아이들은 그 아이에게 블루베리를 나눠 달라고 매달렸다. 그러나 블루베리를 나눠주지 않자 한 아이가 블루베리 상자에 손을 넣어 하나를 뺐어먹었다. 아이는 블루베리 상자를 통째로 친구들에게 줘버렸다. 본인은 정작 블루베리를 먹지 못했다. 나중에 얘기해보니 상자를 통째로 내 준 이유는 다른 아이의 손이 닿았기 때문이란다. 엄마와도 통화를 해보았는데 '그 반 아이들은 블루베리를 사 먹어 본 적이 없나 봐요. 그만큼 가난한 애들인가요? 왜 남의 간식에 손을 대는 거죠?'라고 하셨다. 그 아이는 잘못이 없다. 블루베리를 빼앗아 먹은 아이들이 잘못이다. 그러나 그 아이 주변에는 친구가 없었다.



친구들에게 양보할 수 있는 것들의 예는 다음과 같다. 피구 할 때 공 양보하기, 학용품 빌려주기, 먹을 것 나눠주기, 줄 설 때 양보하기, 먼저 사과하기 등이다. 그러나 친구에게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성적은 친구를 앞서도 된다. 조모 둠 과제를 할 때 내가 더 많이 해도 된다. 발표는 내가 더 많이 해도 된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양보할 것인가를 확실히 구분시켜 주어야 욕심쟁이가 아닌 사교성이 좋은 아이가 될 수 있다.


(다음화에서 친구문제 해결법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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