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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앤선생님 Mar 22. 2024

교사가 보는 진짜 괜찮은 아이들의  특징은?

교실에 가만히 앉아 바라보면 '뭘 해도 잘할 것 같은 아이'가 있다. 그런 아이는 공부도, 친구관계도 문제없이 잘 헤쳐나가는 아이이다. 학부모 상담을 할 때 "어머님, 아이가 정말 훌륭하네요. 어떻게 키우셨어요?"라는 질문이 먼저 튀어나갈 정도다. 

교사가 보는 진짜 괜찮은 아이, 그 아이들은 과연 어떤 특징이 있는 걸까?


(1)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아이 스스로 선생님께 직접 말한다.

이따금씩 학교 앱으로 오는 학부모 메시지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선생님, 저희 아이가 준비물을 두고 왔는데 혼내지 말아 주세요."

'선생님, 저희 아이가 00 이와 짝꿍이 되는 걸 불편해하네요. 부끄러워서 말을 못 하길래 대신 전해드려요."

저학년이나 중학년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면 그러려니 하는데 고학년에서까지 이런 내용을 받으면 '왜 아이 스스로 말을 못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정말 괜찮은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줄 알기 때문에 준비물을 두고 오면 선생님께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제가 깜빡하고 준비물을 두고 왔어요. 혹시 지금이라도 친구들에게 빌려서 써도 될까요?"

같이 있기 불편한 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솔직하게 말한다.

"선생님, 제가 00 이와 사이가 불편한데요. 싸운 건 아니고 그냥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자리배치할 때 고려해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아이들은 대게 어렸을 때부터 심부름을 많이 해봤다. 낯선 가게에 들어가서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낯선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말을 건네는 연습되어 있는 것이다. 


정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을 때에도 이 아이들은 부모에게 기대기보다는 선생님과의 직접 소통을 시도한다. 종이쪽지를 써서 '선생님 제가 사실은~~~ 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공손히 말씀드리는 것이다. 


그래도 민감한 내용은 아이가 말하기보다 어른이 대신 전달해 주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교사 입장에서 보았을 때 부모가 말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직접 말하는 게 훨씬 좋아 보인다. 아이가 스스로 말해 버릇해야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엄마도, 아이도 힘들지 않게 된다. 


 


(2) 불편한 상황을 참지 않고 논리적으로 말한다.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불합리한 상황이 오기도 한다. 교실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칠판이 잘 안 보이는 교실 끝에 앉아야 하고, 누군가는 추운 겨울날 차디찬 바람이 불어오는 급식실 입구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괜찮은 아이는 꽤 논리적으로 말한다. 

"선생님, 급실실 입구가 추운데요.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도 되나요? 지금 안쪽에 남은 자리가 있어 보이거든요."

"선생님, 이번에도 제가 뒷자리에 앉게 됐는데요. 다음에 바꿀 때는 앞자리로 보내주세요. 수업이 잘 들리는 앞자리에도 앉아보고 싶거든요."


마찬가지로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친구야, 내가 좀 소리에 예민한 편이라 네가 소리를 지르면 불편해. 내가 있을 땐 소리를 낮춰줄 수 있니? 그래, 고마워."


불편한 상황을 정리하는 말을 논리 정연하게 잘하는 이 아이들은 평소에 수준 있는 지식책을 많이 읽는다. 감수성을 키워주는 문학책과 달리 지식책은 논리적인 설득의 향연이다. 특히 수학 과학 도서는 원인과 결과가 논리적인 연결고리로 이어나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길러준다. 




(3) 외로움도 잘 받아들인다.

인싸라고 불리는 아이도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사이가 틀어지면 쉽사리 외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럴 때 진짜 괜찮은 아이는 친구와 안 맞으면 싸울 때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덤덤하게 외로운 시간을 흘려보낸다.


이들의 공통점은 '좋아하는 취미'가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아이는 혼자 조용히 책을 읽고,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는 빈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체육을 좋아하는 아이는 다른 반 친구와 피구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친구는 전부라 하지만, 이들에게는 친구만큼 즐거운 취미도 있다. 


아이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친구에 목메는 행동을 보인다면, 혹시 푹 빠질 만큼 좋아하는 취미가 없는 것인지 고려해봐야 한다. 그것은 배드민턴일 수도 있고, 수영일 수도 있고, 바이올린 일수도 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어린이들도 멘털관리를 하려면 문학과 예술을 가까이할 필요가 있다. 




(4) 먼저 배려할 줄 안다.

작은 교실 안에도 위계질서는 존재한다. 반에서 금쪽이라고 불리는 학생도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괜찮은 아이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서먹서먹하지만 불편하지 않는 중립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때, 모두가 좋아하는 진짜 괜찮은 아이는 금쪽이에게도 따뜻한 말을 건네는 젠틀함이 있다. 같이 놀자고 먼저 말을 꺼내는 것이다그러면 묘하게도 금쪽이는 괜찮은 아이를 더 조심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된다. 

 

괜찮은 아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 좋고 싫음을 뚜렷하게 말하지만, 상대방을 편견 없이 대한다. 누구를 콕 집어서 계속 미워하거나 부러워하지 않는다. 넓은 마음으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친구를 품어준다. 




지금까지 교사가 보는 진짜 괜찮은 아이들의 특징을 정리해 보았다. 이 특징 안에는 우리 아이를 누가 봐도 부러워하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는 비법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자녀 교육에 조언을 필요로 하는 학부모에게 도움 되는 비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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