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 학부모님과 연락하다 보면 "이 학부모님은 참 현명하게 말씀하시네!"라고 여겨지는 순간이 있는 반면, "흠, 좀 무례하시네."라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
과연 교사는 어떤 학부모를 우아하고 현명하게 말한다고 생각할까.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했을 이야기를 이 자리를 빌려 허심탄회하게 말해보고자 한다.
1. 근무 시간을 고려하여 용건을 알린 후 연락하기
<안 좋은 예>
학부모 1: 선생님, 전화 주세요. (오전 8시 10분)
학부모 2: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만.... (오후 9시 20분)
하나는 이른 아침에 용건도 알려주지 않고 전화해 달라는 메시지이고, 다른 하나는 늦은 저녁 갑자기 날아오는 장문의 메시지이다. 그 뒤에 어떠한 말이 나오는지 상관없이 이와 같이 근무시간을 벗어난 연락은 담임교사를 긴장하게 만든다.
그러면 언제 어떻게 연락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연락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수업이 끝난 [2시 40분 ~ 4시] 사이이다. 아주 긴급한 내용이 아니라면 수업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연락해 주셔야 제대로 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상담을 요청할 때에는 미리 어떤 내용으로 상담을 하는지 용건을 언제 해 놔야 교사도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에 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좋은 예>
학부모 3: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의 교우 관계에 걱정이 있어서 상담드리고 싶은데 언제가 괜찮으실까요? (오후 3시)
이 원칙만 잘 지키기만 해도 최소한 무례하다는 인상은 피할 수 있다.
빨리 담임선생님과 연락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을 조금만 참기만 해도 우아하고 현명한 학부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 전 담임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기
좋은 얘기이든, 나쁜 이야기이든 상관없이 전 담임 선생님에 과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교사는 '이 학부모님은 교사를 평가하는 분이시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설령 "전 담임선생님보디 지금 선생님이 더 좋아요!"라고 좋은 의도를 담아 말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교사는 씁쓸함을 느낀다. 각 교사는 서로의 교육관을 존중하고 있고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 이상 아이의 미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 담임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현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에 초점을 둬야 상담이 조금 더 발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3. 담임교사와의 연락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기.
현명한 학부모님은 담임교사와의 연락과 자연스럽게 연락한다.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도 명절을 앞두고, 스승의 날을 앞두고, 방학을 앞두고 전화나 문자를 남겨주신다.
"선생님, 항상 고생 많으십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선생님 덕분에 아이가 무탈하고 안전하게 한 학기를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짧은 한마디지만 이러한 소소한 연락은 교사에게 힘이 된다. 아무리 아이가 미운 짓을 해도 부모님을 생각해서 한번 더 참고 웃어주게 된다.
사람 마음은 다 똑같아서 교사도 좋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고, 아이에게 더 잘해주게 된다. 반면 나쁜 말만 여러 번 들으면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 관심을 떼게 된다.
온갖 미사여구과 지식을 넣은 문장을 내뱉는 게 아니라, 교사와의 관계를 하나의 인간관계로 여길 줄 아는 분이야 말로 현명하고 우아하게 말하는 학부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