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영재 선발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by 다이앤선생님

Ⅰ 엄마의 고민) 선생님. 저희 아이 영재 선발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낙엽이 다 떨어졌다. 가을이라고 좋아했더니 그건 찰나였다. 바람이 차가워졌고 곧 시험의 계절이 되었다. 이른 아침에 검은색 패딩을 입은 중고등학생이 우르르 지나간다. 나도 가방 메고 시험 보러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학부모가 되었다. 그 시절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이젠 더 이상 시험을 보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 10시에 영재 1차 합격자 알림 문자가 온다고 했다. 그래서 9시 50분부터 괜히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떨어지면 뭐 어때. 괜찮아.'라고 되뇌어보지만 사실 속마음은 다르다. 비록 나는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고 시골에서 자란 탓에 영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우리 아이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영아, 붙었대!"

"엄마, 진짜야?"

"진짜지 그럼. 여기 문자 봐봐."

"진짜네!"

"아이고 우리 지영이 잘했다. 잘했어."

"엄마 그러면 나 다음 주에 2차 시험 보러 가야겠네?"


2차 시험은 면접이랬다. 불현듯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할 때 봤던 면접시험이 생각난다. 혼자 덩그러니 앉아 나를 노려보는 면접관들 앞에서 횡설수설했었다. 결국 면접을 완전히 망쳤지만 최종 커트라인 점수에 걸려 간신히 합격했었다. 다 큰 어른에게도 면접은 부담스럽고 어렵다.

우리 아이 영재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Ⅱ 똑똑한 엄마들만 아는 비밀


(1) 면접은 어떻게 진행될까?

면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 짧게 30분 내외의 지필 시험을 본 후, 수험자의 답안을 중심으로 면접을 보는 유형.

2. 시험 없이 면접만 보는 유형.


첫 번째 경우에는 지필 시험에서 이미 당락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면접관은 시험의 공정성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필 답안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채점한다. 그래서 지필 답안지에 충분히 서술해 두었다면 학생이 면접에서 잘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시험을 보는 태도가 매우 불량하다면 시험 점수와 무관하게 탈락시킬 수도 있다.)


필자가 교육청 영재원에서 면접관을 하던 때의 일이다. 면접관들은 미리 과목별로 어느 정도 채점을 한 뒤 학생을 맞이하였다. 필자는 학생이 시험지에 답을 쓰지 못하였더라도 구술로 답을 말하면 가산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면접 종료 후 면접관 회의를 하는데 구술 가산 점수를 주는 것은 주관성이 짙고 공정성이 떨어질 수 있어 시험지로만 채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필자는 모든 시험지를 재채점해야 제출해야 했다. 사실상 구술이 아무 의미가 없는 면접이었다. 모든 영재원이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필시험과 병행되는 면접의 경우 지필시험이 시험의 당락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설령 면접에서 횡설수설하였다고 하여 좌절할 필요가 없다. 한편 면접 전 지필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문항별 시간 분배를 적절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두 번째 면접 유형은 첫 번째와는 다르게 발표력이 점수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그래서 개인의 탐구 경험 및 수과학적 관심사에 대해 정리하여 암기해 가는 것이 좋다. 만약 자유탐구실험 경험이 부족하다면 평소에 관심 있던 수과학 분야에 대한 책과 영상의 내용을 요약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또한 인성에 관한 문항에 대비하여 친구를 도운 경험, 봉사단체에서 봉사한 경험, 문제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경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여 성취를 거둔 경험을 떠올려보고 줄글로 정리한 후 가족들 앞에서 발표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겠다.


한편 영재원 이수율은 영재기관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영재원에서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쉽게 중도 포기하는 학생은 뽑지 않는다. 또한 조별 탐구 활동에 협력하지 않는 학생도 탈락 대상이다. 따라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영재 교육과정을 이수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협력적 태도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2) 합격 후 영재원에서 무엇을 배울까?


영재 교육과정은 영재교사가 직접 만든다. 그래서 수업 커리큘럼은 영재교사의 역량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스토쿠에 관심이 많은 교사는 스토쿠, 쌓기 나무에 관심이 많은 교사는 쌓기 나무로, 로켓에 관심이 많은 교사는 로켓 만들기, 식물 키우기에 관심이 많은 교사는 식물의 생태에 관해 수업하기 마련이다. 비록 국가 수준의 영재교육과정이 존재하긴 하지만 교육과정 편성의 기준일 뿐 그것을 그대로 시행하는 영재원은 없다.


한편 영재교육과정과 입시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어떻게 보면 영재수업은 수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고력 문제 풀이와 실제 실험을 위주로 진행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영재원에 다니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님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 영재원 수업과 수능은 별개의 것이다. 그러나 영재원에 오는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려고 오는 학생들이 아니다. 다른 친구들의 학습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을 배우러 온다. 다른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면서 창의성을 키우고, 호기심과 열정이 많은 다른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탐구력을 키운다. 아이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세상에는 이렇게 똑똑한 친구가 많구나.'

'이렇게 다양하게 생각을 할 수 있구나.'

'집중력이 이렇게 뛰어난 학생도 있었네.'


영재원을 다닌다는 프라이드. 자존감 상승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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