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고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리모델링과 인테리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서 말했던 적이 있었던가.
나도 해보기 전까지는 두 단어를 혼동해서 썼고 지금도 가끔은 그렇지만 둘은 다르다.
그리고 내 집은 리모델링이라기엔 크게 바뀌지 않았고 인테리어라기에는 구조도 조금 달라졌으므로 온전히 인테리어라고만 하기도 어려운 공사를 거쳤다.
집 판매를 위한 사진이 얼마나 보정을 많이 하고 밝게 찍었는지.
사진으로 봤을 땐 딱히 이상할 게 없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바닥은 카페트였고(화장실 바닥이 카페트인 건 받아들일 수 없다.) 타일은 오래되어 청소를 해도 매지가 깨끗해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참기 힘들었던 건 쿼츠색이었다. 실제로는 옥색~민트의 색이었고 베인은 너무 저렴해 보여서 이게 쿼츠가 맞나 의심스러울 퀄리티였다.
그렇지만 구조 자체도 마음에 들었고 위치도 좋았으므로 이정도면 공사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떄는 화장실 공사가 얼마나 큰 돈이 드는지 몰랐을 때였다. 구조는 공사할 수 없지만 코스메틱 한 부분은 공사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함의 댓가를 공사하며 톡톡히 치뤘다.
원하는 방향은 세가지였다.
1. 1st Bath 샤워실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욕조와 샤워실 벽을 유리로 바꾸고, 바닥에 타일을 깔고, 욕조를 바꾸는 것
2. 2nd Bath 타일과 욕조, 수전 교체
3. 키친 쿼츠 교체 (다음 편에 키친은 쓸 예정)
1st Bath의 샤워실의 타일이 너무 오래돼서 들어가기 싫었으므로 이건 꼭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쿼츠도 당연...
마음이 좀 쓰였던 것은 전 주인이 집을 팔기위해 수전을 전부 교체해뒀던 것. 정말..... 별로인 부분이었다.
돈 안드는 마이너 코스메틱한 업그레이드는 교체 하려는 나에게 죄책감을 심어줬다. 그러나 나는 골드 느낌의 수전이 정말 싫었으므로 1st Bath는 내가 좋아하는 스테인레스로 바꿨다.
2nd Bath도 마찬가지였다. 교체하기 쉬운 것은 골드로 바꾸고 욕조 수전은 오리지널인 걸 참을 수 없었다.
왼쪽 사진에서 그어놓은 윗부분까지 벽을 허물고 유리로 바꾸려고 했던 계획은 막상 벽을 열어보니 배기 덕트가 지나가고 있었다. 배기 덕트의 방향을 바꾸면 가능했지만 그렇다면 샤워실이 좁아진다고 했다. 원래도 넓은 샤워실이 아니었으므로 더 좁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공사를 시작했던 큰 이유 중 하나를 하지 못하게 됐다.
분명 견적을 낼 때는 빈 공간이었던 벽이 막상 뜯어보니 변경을 못 하게 되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난 것이다.
생각보다 흔한 일이지만 나는 뭐든 말 하면 다 되는 한국에서 살았으므로 굉장히 낙담했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시간을 가지고 생각한 후 결정하기에는 공사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물론 돈이 많다면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해도 괜찮긴 할거다...)
허물어보니 샤워실을 한 뼘 정도 늘릴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고 해서 샤워실을 넓히는 것 정도로 타협하고 벽을 덮었다. 그 이후에 나에게 타일 고르는 임무가 주어졌다. 갑자기 타일이요...?
1st Bath는 스테인레스로 바꾸기로 했으므로 쿨톤의 회색을 골라야겠다 생각했고, 2nd Bath는 골드 수전을 유지하려고 갈색 느낌이 나는 것을 골랐다.
후회가 되는 건 타일을 고를 시간이 충분했다면 이런 저런 타일 회사를 알아봤을 거라는 것, 그리고 타일을 덮는 범위, 마감 방법을 정확히 알았다면 그것에 맞춰 꼭 넓은 타일만을 고집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다.
나는 한국식 졸리컷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알루미늄 스트랩? 같은 것으로 트림을 해줬다. 실리콘 트림을 하는 곳도 있는데 그것도 그닥..........
나를 절망 시켰던 또다른 것은 수전이었다. 미국의 아파트, 호텔에서 가장 불편했던 게 물 온도 조절만 가능하고 물의 양 조절을 못한다는 거였다. 물론 그게 되는 곳도 아주 가끔 있는데 대부분은 안 됐다. 그래서 내 집은 물 온도 조절과 물 양 조절이 다 되는 걸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많은 제품이 물양 조절, 온도 조절을 별개의 밸브를 사용하고, 그나마 둘 다 되는 밸브의 가격은 정말 비쌌다. 이미 추가에 추가를 더하는 상황이라 타협하기로 했다.
수전을 사면서 새롭게 안 것은 밸브를 설치하고 나면 밸브 브랜드의 제품하고만 호환된다.(Moen 밸브를 사용했다면 Moen의 밸브 트림을 써야 한다. 벽에 부착하는 샤워 암, 욕조 스파우트(Tub Spout), 밸브 트림을 같은 브랜드 제품으로 하고 나니 샤워 헤드를 기존의 것으로 쓰는 것보다 그냥 같은 브랜드로 맞추는 게 좋을 것 같아 결국 전부 바꾸게 됐다. (build.com 의 프로젝트를 이용하면 사야할 것을 정리하고 한눈에 보기 좋다. 프로젝트에 저장해서 실제 매장에 가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전이 이렇게 비싼지 몰랐어요.. 이 이후로 호텔을 가거나 레스토랑 화장실에 가면 수전만 보이고 있다.
이런 것까지 신경써야 하나의 포인트는 Tub Spout의 길이였다. 이 집에 부착되어 있었던 것도 그렇고 일부 호텔에서도 그렇고 욕조 출수구가 짧은 게 불편하기도 하고 예쁘지도 않아서 출수구의 길이가 긴 제품으로 정했다. (물론 짧은 게 취향인 것도 존중.)
그렇게 완성 된 2nd Bath.
고른 타일이 바닥에 더 적합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렸고 만족하며 쓰는 중.
1st Bath의 에프터.
타일 마감을 트림으로 하는 것과 그라우트 색도 고를 수 있었는데 몰라서 못한 것, 페인트를 새로 칠한 다는 것을 간과하고 내가 색을 정하지 못한채 컨트랙터가 정했다는 것, 욕조 매립선반 안쪽은 당연히 같은 타일로 할 줄 알았는데 포인트를 주겠다고 컨트랙터가 마음대로 넣어 버린 걸 너무 늦게 발견한 것 등은 볼때마다 아쉽다.
계약이후 공사가 시작되고라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수전이며 욕조 깊이(얕은 욕조를 좋아하지 않아서 반신욕 하기에 딱 좋은 1st Bath의 욕조는 무조건 깊은 것으로 구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2nd Bath는 굳이 깊은 걸 하지 않아도 돼서 사람들이 많이 하는 무난한 것을 요청했다.), 타일까지 생각보다 많이 참견했음에도 하지 말아달라는 것까지 정해야하는지 몰라서 내가 원하지 않은 것들이 생겼다.
혹시 공사를 앞두고 있고 인테리어 업체와 컨트랙터를 따로 고용해서 업데이트 하는 게 아니라면, 본인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참견해야 하고 미국에서는 홈디포, 플로어앤데코 같은 곳만 있는 게 아니므로 많이 알아보고 마음에 드는 걸 했으면 좋겠다. 물론 가장 스트레스가 적은 건 컨트랙터에게 다 맡기고 어떤 게 나와도 상관없는 무던함을 장착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첫집의 첫공사는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시작한 키친업데이트는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