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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 Apr 15. 2021

탈출할 거야! 닌자 토끼처럼


깡충이 아니라 어흥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토끼 상식 5가지




1. 동화 속 귀여운 토끼? 알고 보면 성격은 맹수


어린 시절 만화나 동화책 속에서 봤던 토끼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저는 토끼를 그저 귀여운 동물이라고 생각했답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 남다르게 큰 귀가 참 특별해 보였어요. 그냥도 아니고 '깡충'이라는 소리가 그려질 정도로 발랄하게 뛰는 것도 신기했답니다. 그때는 미처 몰랐어요. 토끼 안에 '호랑이'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요. 토끼는 생각보다 화를 많이 낸답니다. 좋아하는 것 앞에서 의사 표현도 확실해요. 아! 토끼를 키우는 사람만 아는 비밀도 독자님들에게만 살짝 알려드릴게요. 화가 많이 나면 '어흥', '꾸웩'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공격을 하기도 한답니다. 귀엽다고 토끼에게 결투 신청을 하지 마세요. 손가락에 선명한 이빨 자국이 남을지도 몰라요.



2. 멍청하다고요? "전 제 이름도 알아요" -햇살-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제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뭘까요? 바로 "햇살아~~ 엄마 왔어"랍니다. 그러면 햇살이는 잠을 자다가도, 사료를 먹다가도 호다닥 뛰어나와요. 그리곤 귀를 흔들며 반갑다고 인사해 준답니다. 똑똑한 토끼는 아이큐가 60이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햇살이도 자신의 이름과 '까까', '이리 와' 등의 몇 가지 단어들은 알아듣는답니다. 참 신기하죠. 이름을 부르며 교육도 했지만, 정서적인 교감을 많이 했어요. 햇살이만 특별한 게 아닐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죠. 제가 100마리의 토끼를 봤다면 99마리 토끼가 자신의 이름을 알아듣고 있었답니다. 유튜브에는 토끼와 집사를 위한 다양한 교육 방법을 다룬 영상들도 있어요. 궁금하시다면 링크를 꼭 눌러보세요. 



3. 토끼는 당연히 마트에서 사는 거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토끼를 가장 흔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어딜까요? 안타깝게도 아직도 많은 분들이 대형마트에서 토끼를 데려와요. 많은 토끼 가족들이 "토끼의 행복을 위해 비윤리적인 판매를 멈춰달라" 외쳤지만 여전히 토끼를 마트에서 팔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하게 된답니다. 한 동물단체에 따르면 이렇게 파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해요. 토끼뿐만이 아니죠, 햄스터도 기니피그도 그렇게 팔리고 있어요. 조금만 생각해 봐도 살아있는 동물을 유리로 된 진열대에 놓고 파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유기 동물 애플리케이션(ex. 포인핸드)을 이용해 토끼를 입양하는 분들이 늘고 있답니다. 



4. 토끼는 외로움을 못 느끼지 않나요?


외로움을 타지 않는 동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도 수시로 외로움을 탑니다. 떨어지는 벚꽃 잎을 봐도 감상에 젖는 나이입니다. 토끼도 다르지 않답니다. 아무도 없는 방에 홀로 남겨진 토끼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먹고 자는 일만 반복되겠죠. 그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답니다. 해외여행을 일주일 정도 간 적이 있어요. 삐져버린 토끼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저를 콱 물어버렸어요. '왜 나를 혼자 두고 갔니'라는 원망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과 함께 사는 토끼는 함께 교감할 때 가장 행복해한답니다. 토끼를 혼자 두지 마세요.




5. 토끼를 잡을 때는 귀를 잡아야 해! 덥석


얼마 전 드라마를 보다가 화가 났어요. 토끼 귀를 무지막지한 손으로 잡아버리더군요. 이 분노를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몰라, 일단 다른 토끼 집사들에게 고발하려고 SNS를 켰습니다. 가만두지 않겠어... 부들부들 이런 마음이었죠. 이미 많은 분들이 저보다 더 화를 내고 있더라고요. 왜 토끼 귀를 잡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해요. "귀가 커서 잡기 쉬잖아요." 근데 아시나요? 토끼 귀에 무수히 많은 신경이 있다는 사실을요. 귀를 잡는 순간 토끼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답니다. 이해가 잘 안되신다고요? 그럼 방법이 있죠, 제가 여러분의 귀를 잡고 한번 흔들어 드릴게요.



슉슉 닌자 토끼가 나타났다






닌자는 일본에서 탐정이나 자객으로 활동했던 전투 집단을 얘기하는데요. 영화나 게임, 애니메이션을 통해 우리에게도 알려졌습니다. 아마 '닌자 거북이'를 많이 기억하고 계실 것 같아요. 저도 닌자 거북이 세대입니다. 검을 들고 '슉슉' 이쪽 저쪽 바람처럼 이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영국에 닌자 거북이가 아니라 '닌자 토끼'가 나타났다고 해서 소식을 냉큼 들고 왔어요. 귀여운 뉴스를 놓칠 수 없었어요. 


커스티 에반스 가족은 3월 어느 날 화장실 쪽에서 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고 말았어요. 도둑이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다고 생각한 거죠. 두려움에 떨던 그들은 소리의 정체에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알고 보니 범인은 도둑이 아니라 아기 토끼 허니였어요. 허니의 집 주변에는 91cm가 넘는 담이 쌓아져있었는데요. 가족들은 의문에 휩싸였죠. 어떻게 12주밖에 되지 않은 허니가 담을 넘은 거지? 이 소리는 도대체 어떻게 낸거야?(둥절둥절)


가족들은 이튿날 밤 모션 카메라를 설치하고 허니를 지켜보기로 했어요. 영상 속 아기 토끼 허니에게 담을 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죠. 잠시 주변을 살펴보는 척하더니 뒷다리로 벽을 타고 가뿐히 담을 넘어버렸어요. 자신의 키보다 7배나 높은 담을 말이죠. 영상을 살펴보면 어찌나 빠른지, 속도가 1초 정도 될까요?  저도 보다가 놀라서 육성으로 웃어버리고 말았어요. (허니 이 녀석 참 대단하구나)                



허니의 야밤 탈출기는 날이 새도록 계속됐다고 합니다. 비록 잠은 못 잤지만, 가족들은 이 귀여운 모습을 자신들만 볼 수 없었어요. 그래서 페이스북에 공개했데요. 수 백 명의 페이스북 친구들이 "닌자 기술"이라며 허니를 칭찬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허니는 닌자 토끼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커스티 가족의 한 친구는 "너무 귀엽다, 토끼 최고"라고 했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사건 이후 허니의 집 담벼락은 쪼오금 더 높아졌다고 하네요. 아기토끼의 신출귀몰 탈출극은 그렇게 끝나버렸답니다. 허니는 평소에 가족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고 해요. 가족들은 "밤에도 우리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하네.




이번 주 햇살이는요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햇살이가 왔어요. 요즘 거리마다 벚꽃이 엄청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저도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어줬어요. 길에 떨어진 벚꽃을 이만큼이나 주워왔더라고요. (엄마, 고맙토) 머리에 벚꽃도 얹고 봄 기분 좀 느껴봤어요. 비밀이 있는데요. 독자님들에게만 살짝 알려드릴게요. 저는 산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밖이 무섭답니다. 대신 집에서 이렇게 예쁜 꽃을 봤으니깐, 꽃놀이 한거라고 생각하려고요. 이제 다음 주면 예쁜 벚꽃들도 전부 사라지겠죠. 햇살이는요. 이 꽃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됐으면 좋겠어요.


*이 콘텐츠는 한국일보 '토끼랑 산다' 뉴스레터입니다. 구독과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Letter/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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