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공부시키기 - 할만하세요?

저는 매니저 입니다.

by 글쓰기 하는 토끼

매니저 할만하세요?

할만하겠습니까? 하루에도 열천 번씩 속이 뒤집어지는데 미치지 않은 게 용합니다. 애들 픽업만 하는 거 아니잖아요. 공부도 봐주어야 하잖아요. 아침에 학교 가면 저는 문제집 채점을 합니다.

채점만 하나요? 오답도 따로 챙겨야죠. 그날 공부 계획표도 작성해서 대령해야 하고요. 아이들 오기 전에 다 끝내야 합니다. 간식도 미리 만들어 나야 해요. 학교 갔다 오면 또 비위도 맞춰드려야죠. 달달한 간식 먹여가며 매니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야 합니다.


공부하기 전 맘이 틀어지면 오늘 공부는 볼장 다 본 겁니다. 어르고 달래도 잘 들어 먹지 않아요. 또 학원 갈 시간 되니 챙겨서 보내야죠. 화나니 자꾸 애꿎은 하늘만 쳐다보게 됩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일은 잘 되진 않지만 일단 시도는 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큰소리 나기 시작하면 너 죽고 나 죽고 이판사판 오징어판 일보 직전까지 가요. 애나 엄마나 아주 못할 짓입니다. 매니저 경력 몇 년인데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 나나요. 일보 후퇴는 있을지언정 절대 포기하는 법은 없습니다.

다시 밀어붙여요. 아직 초딩인데 제가 이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벌써부터 밀리면 앞으로의 엄마 인생 고달파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이것 보세요. 애 기죽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하시는 분들은 잠깐 손을 들고 계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기선제압에서 정신이 번쩍 나게 탈탈 털은 후 앞서가야 합니다.


제가 전교권에 드는 아이들 엄마 몇을 좀 아는데요. 그중 스스로 공부해서 상위권 든 학생은 한 명도 못 봤습니다. 엄마들이 다 책상머리 앞에 앉아 아이들 코치하고 가르치고 지도하고 별의별 짓 다 해 가며 공부시킵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도 상위권 엄마들처럼 별의별 짓 다해 가며 가르치고 있는데 왜 성적이 똑같이 안 나올까요? 혹시 정보력이 부족해서? 아니면 머리가 안 따라 주어서?


제 어쭙잖은 생각으로는 매일 안 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엄마나 아이나 365일 뭐든 매일 하는 것 이게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다들 포기하고 학원들 보내시잖아요. 제가 말한 엄마가 밀리면 안 된다는 것이 이것입니다.

뭐든 매일 같이 하게 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하면요 성적 오릅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제가 그렇게 공부시켜 봤거든요. 처음엔 힘든데요. 정말 성적 오릅니다. 그런데요 최상위 수학 푸는 것보다 매일 공부시키는 것 사실 이게 더 어렵습니다. 매니저 엄마란 일일이 아이들 공부 봐주어야 하는 거잖아요.

저는 정말 너무 힘들어 때려치우고 여러 번 집 나갈 뻔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매니저 엄마 - 언제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