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한 달 해보니 뭐 별거 없더이다. 거기도 사람 사는 거 뭐 특별한 거 없는 그런 곳입니다. 한 달 해보고 무신 뭘 안다고 떠들어요? 하겠지만 손가락으로 간장을 콕 찍어 먹어 보고 짠지 안 짠지 맛이 있는지 없는지 1년 열두 달 먹어 봐야 안 답니까.
브런치에 글이 100개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조회 수 많이 나오는 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글이 더 많습니다. 구독자도 별로 없고요. 글 2개에 구독자가 100명이 넘어가는 작가님도 사실 계시기는 합니다. 쫓아가 비결이 뭔지 묻고 싶은 맘 굴뚝같지만, 나는 내 글에 자부심을 가지고 언젠가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꿋꿋이 버텨 볼랍니다.
왜냐고요? 거기도 사람 사는 데니까요. 제가 이렇게 매일 쓰고 있잖아요. 혹시 압니까. 대박 나는 글 한편 쓰게 될지. 그래서 나의 노후를 책임져 줄 글이 나오게 될지.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집니다.
브런치 메인이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인기글, 추천하는 글, 완독이 높은 글 등등등 작가들을 혹하게 하는, 글을 잘 쓰지 않으면 절대 저 속에 끼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 글들은 누가 어떻게 선정하는 것일까요? 문득 궁금해졌어요. 블로그야 조회 수가 많은 글들이 메인으로 뜨니 조회 수 경쟁이 아주 치열하잖아요. 제가 듣기로는 조회 수 상관없이 좋은 글을 메인으로 밀어준다는데 그럼 그 좋은 글은 누가 선정하는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한때 많이 유행했던 어느 작가의 책 제목입니다.
이 지구상에 인구가 몇 만 명인데 혼자서 가긴 어딜 간답니까.
브런치도 가서 글 읽어주고 좋아요 눌러 주면 오셔서 글 읽어 주시고 좋아요 눌러 주십니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것이죠. 블로그와 비슷해요. 서로 구독 신청하고 좋아요 눌러 주고 가시잖아요.
근데 브런치는 더 경쟁이 치열합니다.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모여 글을 써대니 불꽃이 튀어 불이 안 나면 다행입니다.
블로그든 브런치든 서로 같이 가는 것. 저는 이게 좋아요. 앞으로는 경쟁의 사회보다 협력의 사회가 될 테니까요. 좋은 거 서로 나눠 가지고 윈윈 하는 것. 나만 잘 살겠다 내 빼는 사람 치고 잘 되는 꼴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나보다 먼저 잘되면 배는 좀 아프겠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래도 축하해 주어야죠.
실력만 좋다면야 누가 뭐라 할까요? 연예인들 책 써서 불티나게 팔리는 유명세 정도 가지지 못했다면 누가 읽던 재미있고 도움 될 만한 글을 써내면 되는 것입니다. 아무런 후광 없이 당당히 내 글로 승부를 보면 됩니다. 하지만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