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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회피하는 사회

by 글쓰기 하는 토끼


우리 아이들은 청소년문화센터에 몇 가지 강좌를 듣고 있다.

어제 1호가 코로나 확진이 되어 환불건으로 문화센터에 전화를 하게 되었다.

미리 말하지만 문화센터에 전화해 한번에 일을 순조롭게 처리한 적이 거의 없다. 내 담당이 아니라며 여러 번 전화가 돌아가셔야 겨우겨우 처리가 됐다.


"대신 받았습니다. 청소년문화센터 ○○○입니다."

"네, 저희 아이가 코로나에 걸렸는데 혹시 환불이 되나요."

"네 어머니, 제가 담당이 아니라서요. 전화 돌려드릴게요. 전화 끊어지면 몇 번으로 다시 전화 걸어 주세요."


"네 ○○○입니다."

"네, 저희 아이가 코로나에 걸렸는데 혹시 환불이 되나요."

"잠시만요. 담당자 돌려 드릴게요."

전화가 다시 다른 데로 돌아갔다. 같은 내용을 나는 다시 말했다.


"어머니 확진 문자나 확인서 있으실까요? 있으시면 메일로 보내 주세요."

"이번주 토요일 둘째 때문에 가야 하는데 사무실에 직접 갔다 드려도 되나요?"

"어머니 토요일에 담당자가 자리를 비울 수 있어서요. 메일로 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담당자 책상에 놓으면 되지 않나요? 누가 훔쳐 갈 것도 아니고요."

"환불 관련된 일이라서요. 곤란합니다."


나는 담당자가 없으면 왜 서류를 받지 못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됐다. 분실 위험이 있으면 보관했다 전달해 주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청소년문화센터의 직원들은 모두 20대의 젊은 분들이다. 젊으신 분들이 일을 이렇게 협력 없이 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나름의 사정이 있어 그렇게 대처했겠지만 내가 겪은 경험으론 업무처리에 많은 답답함을 느꼈다.

내 일이 아니면 조금의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았다.


청소년을 담당하는 시설답게 조금 더 비전 있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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