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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호떡 그리고 어묵

by 글쓰기 하는 토끼

우리 아이들은 토요일 청소년문화센터에서 배우고 싶은 예체능을 몇 가지 듣고 있다. 10시까지 가서 3시까지 듣고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이다. 남편이 픽업을 하는 날은 근처에서 점심을 사 먹고 내가 가는 날엔 도시락을 싸 간다.


오늘은 남편이 출근을 하게 되어 내가 가게 되었다. 아이들의 점심메뉴 요구는 1호는 명이나물 쌈, 2호는 유보초밥과 크림수프였다.


명이나물 쌈이나 유부초밥은 손이 많이 안 간다. 도시락으로 싸기도 안성맞춤이다.

나는 부리나케 준비하고 수프까지 보온통에 담았다. 근데 뭔가 부족해 보여 훈제 닭다리, 귤 등을 더 준비했다.


12시에 아이들이 차로 오기 전 나는 차 트렁크를 접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놓는다.

아이들의 반응은 가히 놀라운데, 차박을 하는 것 같다며 캠핑을 하는 것 같다며 엄청 좋아했다.

배불리 먹고 또다시 문화센터에 가 몇 가지 강좌를 더 듣는다. 날씨를 보니 춥지 않다.


그래서 끝난 아이들과 오랜만에 놀이터에 갔다. 줄넘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킥보드도 탔다. 일상이 평화로웠다.




마트 가는 길 가끔 붕어빵 아저씨가 오신다. 바싹하고 정말 맛있는 곳이다.

이 날도 아이들과 마트를 가는 중 붕어빵 아저씨가 계셨다. 먹고 싶어 침이 넘어갔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내 지갑에 딱 이천 원이 있었다.

붕어빵은 3개에 2천 원이었다. 남편도 함께였으니 가족은 4명이다. 한 개가 모자란 상황이었다.


난 남편에게 혹시 돈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남편은 없다며 발뺌을 하였다. 할 수 없이 이천 원어치만 살려니 남편이 만 원짜리 지폐를 꺼낸다. 비상금이라면서.

그래서 붕어빵 사천 원어치와 호떡 한 개 천 원어치 사서 먹었다.

그리고 남은 오천 원으론 가는 길에 로또를 샀다.


되돌아오는 길, 남은 이천 원으로 어묵 2개를 1호와 사서 몰래 먹었다. 그것을 보신 사장님께서 남은 오천 원의 행방을 궁금해하셨다.


"로또 오천 원어치 샀어요"

하자 잘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주신다.


사는 게 뭐 별거야?

이런 게 사는 재미지. 뭐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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