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이제 제법 커 엄마의 손이 덜 가는 시간이 오게 되었다. 한참 손 많이 갈 때는 언제 키워 내 시간 갖나 했는데 막상 그 시간이 오니 또 딱히 할 일도 없고 허송세월만 보내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앞집 엄마 옆집 엄마 모두 일하러 다녔다. 그리고 우리 집도 애들 학원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터라 나도 놀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단, 알바몬과 알바천국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공개로 설정 한 뒤 시시때때로 들어가 검색을 하였다.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취업하는 일은 시간문제일 정도로 일자리는 차고 넘쳤다. 하지만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하다 보니 입에 딱 맞는 일자리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먼저 아이들 학교 가 있는 동안만 하는 일을 찾으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사실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그중에서도 좀 만만히 보이는 다이소 입고 하차 알바를 하게 된 것이다. 오전 2시간 일하고 53만 원의 급여를 받는 일이었다. 온라인으로 지원을 하니 담당자로부터 바로 전화가 왔다.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 바로 채용이 되었다. 면접이나 불필요한 서류 낼 일도 없어 편했다. 물론 근로계약서라든지 일 할 때 주의사항 등은 따로 알려 주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부터 바로 출근하였다.
사실 결혼 후 아이 낳고 이렇게 돈을 벌려 나가는 일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온라인지원부터 시작해 나 스스로는 대단한 용기를 낸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2시간 알바 가지고 이렇게 요란하기는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십수 년 집에서 살림만 하다 남의 돈을 벌겠다는 일은 나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결혼 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개인적인 일로 회사를 그만두고 조금 더 쉽고 간단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마침 시어머님과 형님과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형님이 이렇게 말했다.
"나도 어디 일자리 알아보고 싶지만 자신감도 없고 용기도 나지 않아 못하겠어."
하시는 거였다. 아울러 형님은 결혼한 지 10년 차였다. 하지만 나는 사실 그때 그 말이 쉽게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아니 직장 알아보는데 왜 자신감이 필요하지?'
나는 속으로 많이 의아했지만 내색은 할 수 없었다. 그 뒤로 나는 임신을 했고 육아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십수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형님의 그 말이 새삼 마음에 와닿는 것이다.